미국 공화당이 내년 1월 아이오와주(州)를 시작으로 대선 경선에 돌입하는 가운데 초기 경선 지역인 뉴햄프셔주에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지지율이 30%에 달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뉴햄프셔주는 미국 50개 주(州) 중 초기에 대선 경선이 진행돼 ‘민심 풍향계’로 불린다. 공화당 내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도적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헤일리 전 대사의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독주 체제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2월 니키 헤일리(51)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열린 대선 출정식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는 모습. 당시 헤일리는 고령 정치인에 대한 정신감정까지 거론하며 고령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했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세인트 앤셀렘 칼리지 서베이 센터가 18~19일 1711명의 뉴햄프셔주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해 21일(현지 시각)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는 공화당 지지자들로부터 44%의 지지를 받았다. 헤일리는 30%로, 트럼프와 지지율 격차를 14%p까지 줄였다. 지난 9월 조사에서 트럼프(45%)와 헤일리(15%)간 격차는 30%p였다. 앞서 CBS 방송의 8~15일 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44%)과 헤일리 전 대사(29%)의 지지율 격차는 15%p였다.

다만 대부분 주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도적 우세를 차지하고 있다. 헤일리 캠프는 초반 주에서 돌풍을 일으켜 다른 경선에도 영향을 최대한 미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뉴햄프셔주 경선은 내달 23일 열린다. 헤일리 전 대사와 2위 경쟁을 벌였던 디샌티스 주지사의 지지율은 이번 조사에서 6%로 떨어졌다. 한때 ‘트럼프 대항마’로 유력 고려됐던 그는 반(反)트럼프 인사인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12%)에게도 밀리는 등 지지율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트럼프 측은 헤일리 전 대사의 상승세가 두드러진 뉴햄프셔 지역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트럼프의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19일부터 뉴햄프셔에서 대대적인 선거 광고 캠페인에 들어갔다.

또 트럼프는 첫 경선지역인 아이오와에서의 확실한 격차로 승리하기 위해 1800명의 선거운동원을 고용했다. 이들은 1인당 10명씩 공화당 코커스 참가자를 신규 발굴하는 것이 임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