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의 첫 대선 후보 경선지로 ‘대선 풍향계’라고 불리는 아이오와주(州)의 코커스(당원대회·15일)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내륙 중서부인 아이오와주의 ‘혹한(酷寒)’이 선거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기상 예보에 따르면 선거 당일인 15일 아이오와주 기온은 영하 24도까지 내려갈 예정이다. 주 전역에 ‘겨울 폭풍’ 주의보가 내려지면서 폭설과 강풍도 동반할 가능성이 크다.
자유로운 시간에 투표소를 가서 투표 용지에 원하는 후보란에 표시하면 투표 절차가 끝나는 프라이머리(primary·예비선거)와 달리 코커스는 정해진 시간에 모인 당원들이 각 후보를 대표하는 지지자의 연설을 청취한 뒤 자신의 투표를 마칠 때까지 자리를 지켜야한다. 이 때문에 첫 선거에서 압도적 차이로 1등을 차지해 승기를 굳히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 측은 연일 당원들에게 위기감을 불어넣으면서 ‘투표 참석’을 독려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아이오와주 메이슨시티 유세에서 “우리가 35%p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들은 잊으라”며 “1%p 뒤진 것처럼 하라”고 했다. 이어 “가장 위험한 건 ‘우리가 크게 이기고 있으니 (투표장에 가지 않고) 집에서 TV나 보자’고 말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다음날 유세에선 “추운 날씨에 대해 우리는 걱정할 필요없지만 상대방은 걱정해야 한다”며 “상대편 (지지자들)은 열정이 없기 때문에 절대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추운 날씨에도 투표장에 나타나야한다는 독려성 발언이었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음에도,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에게 패배했었다(득표율 27.6%대 24.3%). 일시적이긴 했지만 이후 트럼프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3등을 차지했던 마르코 루비오 상원 의원이 2차 경선지인 뉴햄프셔 여론조사에서 2위로 급부상하는 등 대선 판도가 요동치기도 했다.
당시 패배 원인으로는 ‘약한 조직력’이 꼽혔다. 정치 신인이었던 그가 지명도만 믿고 아이오와주 당원들을 직접 접촉해 이들을 투표장으로 불러내는 데엔 소홀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대선에선 당원들을 투표장으로 이끄는 임무를 맡은 이른바 ‘코커스 캡틴(Captain·주장)’ 을 대거 모집하는 등 ‘지상전(ground battle)’에도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코커스 캡틴들은 아이오와주 곳곳에 분산 배치돼 당원들에게 코커스 절차를 설명하고 “투표소에 나와서 트럼프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AP는 “그럼에도 트럼프 캠프는 선거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직접 당원들의 문을 두드려 투표를 설득하는 활동을 대폭 줄였다”며 “이는 (당내 경쟁자들인) 니키 헤일리와 론 디샌티스 캠프 직원들이 유권자들의 집을 막바지까지 훑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고 보도했다.
아이오와주는 대의원 수가 공화당 전체 2429명 중 40명(약 1.6%)에 불과하고, 인종 구성상 백인이 90%에 달해 미국 유권자 지형에서 대표성을 갖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가장 먼저 경선을 치르기 때문에 향후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도적 승리를 거둔다면 대선 후보 지명을 위한 거침없는 행진을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은 승리나 예상치 못한 패배를 거둔다면 당선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그의 독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공화당 두 번째 경선지인 뉴햄프셔주에서 특히 유세와 광고 등에 공을 많이 들여왔던 헤일리가 아이오와에서 선방할 경우 선거 흐름이 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미 정가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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