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AFP·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선거의 당락은 그네(swing)처럼 표심이 왔다 갔다 해 이른바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라 불리는 경합주 6~7곳에서 결정 난다. 이는 미국 대선의 복잡하고 독특한 특성과 관련이 있다.

대선을 치르는 대부분의 주에서는 승자독식제를 도입하고 있다. 아무리 격차가 근소하더라도 1위 득표자에게 배정된 선거인단을 전부 몰아주는 제도다. 선거인단은 총 538명이고 각 주별로 인구에 비례해 할당돼 있다. 여기서 과반인 270명만 확보하면 무조건 당선이다. 이 때문에 대선 때마다 양당 후보들은 자신과 상대방의 텃밭은 제쳐두고 스윙 스테이트 유세에 집중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현직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맞붙은 2020년 대선에서 조지아·애리조나·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노스캐롤라이나·네바다·미시간 7곳이 3%포인트 이내 득표율 차이로 승부가 갈렸다. 당시 노스캐롤라이나를 제외한 6곳에서 바이든이 이겼다. 앞서 2016년 대선에선 득표율 3%포인트 차 이내 상위 8개 격전지를 트럼프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4곳씩 가져갔는데 트럼프가 승리했다.

모닝 컨설트와 블룸버그뉴스가 지난해 11~12월 조사한 7곳 경합지 모두 트럼프가 바이든을 앞섰다. 대부분 오차 범위 내 우세이고, 일부 지역에서는 바이든이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

그래픽=김현국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과 트럼프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모닝 컨설트의 가상 대결 조사에서는 지난해 7월 바이든 43%, 트럼프 42%에서 그해 11월 트럼프 44%, 바이든 42%로 뒤집혔다가 올해 1월 다시 바이든의 1%포인트 차 우세로 바뀌었다. 지난 10일 발표된 로이터·입소스 조사는 트럼프·바이든이 35%로 동률이었다.

이번 대선은 고물가·고금리, 코로나 이후 일자리 변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전폭 지원 등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안보 정책이 주요 쟁점이다. 지난해 10월 터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흑인과 젊은 층 등 일부 유권자가 바이든으로부터 돌아서기도 했다. 트럼프는 지난 5일 아이오와주 연설에서 “(바이든은) 모든 게 엉망, 최악”이라고 했지만, 바이든은 8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를 찾은 자리에서 극렬 트럼프 지지층을 겨냥해 “(미국은) ‘정치 폭력’을 거부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 후보로 선출이 확실시되는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3일 첫 민주당 경선인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는 등록하지 않았고, 다음 달 3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부터 경선 일정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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