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일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열린 한 코커스 파티에 참석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일 첫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50%가 넘는 득표율로 승리를 거둔 가운데, 여성·고령·저학력 유권자 그룹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스스로를 극단주의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운동의 일원으로 정의한 이들은 트럼프를 지지한 이유로 “나 같은 사람을 위해 싸워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트럼프 지지자의 상당수가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정당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고 보고 있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워싱턴포스트(WP)와 에디슨리서치 등은 이날 아이오와주에서 1584명의 코커스 참가자를 대상으로 무작위 ‘입구 조사(entrance poll)’을 실시했다. 조사에 응답한 남성 유권자들의 49%가 트럼프를 지지했고 이어 2위 론 디샌티스(21%), 3위 니키 헤일리(19%), 4위 비벡 라마스와미(10%) 순이었다. 여성 유권자들 중에선 53%가 “트럼프를 지지했다”고 응답했다. 연령별로 보면 트럼프는 65세 이상(58%), 45~64세(54%), 30~44세(42%) 등 3개 유권자 그룹에서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이른바 ‘MZ세대’라 불리는 17~29세 그룹에선 디샌티스(30%)와 헤일리(25%)에 밀려 22%를 득표하는데 그쳤다.

15일 미국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열린 코커스 전야제 행사장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이 앉아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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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 학력 미만인 유권자들의 67%가 트럼프를 지지해 디샌티스(16%)나 헤일리(9%)를 압도했다. 반면 대졸 학력 이상인 유권자들 중에선 37%만 트럼프를 지지했고 헤일리(28%), 디샌티스(26%) 순이었다. 스스로 보수 성향이 강하다고 판단할수록 트럼프에 대한 지지 강도도 비례했는데 트럼프는 ‘강성 보수’ 유권자 그룹에서 61%를 득표하며 디샌티스(26%)와 헤일리(5%)를 압도했다. 응답자의 55%가 낙태·성소수자 문제에 있어 보수적 입장을 견지해온 ‘백인 복음주의자’였는데 이들 중 53%가 트럼프를 지지했다. 이밖에 트럼프 지지자들은 자신의 투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현안으로 이민과 경제 문제를 꼽았다.

응답자의 46%가 이른바 ‘마가 운동’의 일원이라고 스스로를 정의했는데 이들 중 78%가 트럼프를 지지했다. 또 65%가 ‘이미 기소된 트럼프의 범죄가 확정되더라도 대통령직에 적합하다’고 응답했는데 이들 중 72%가 트럼프를 지지했다. 사법 당국의 기소가 이뤄질수록 트럼프 지지자들은 응집한다는 가설이 실제 투표에서도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코커스 참여자들이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데 중요하게 생각한 요소는 가치(41%), 나 같은 사람을 위해 싸워줄 수 있는 전투력(32%), 바이든 대통령을 이길 수 있는 경쟁력(14%) 순이었다. 특히 ‘전투력’을 꼽은 유권자의 82%가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아이오와주 웨스트 디모인에서 열린 공화당 코커스에서 한 선거 사무원이 투표 용지가 담긴 봉투를 옮기고 있다. /AF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