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동 주미대사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 등 새해 들어 도발 수위와 빈도를 높이고 있는 데 대해 “오히려 한미간 대응 태세, 안보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것으로 귀결될 뿐”이라며 “북한 정권의 공격적인 언행과 도발, 위협이 커지는 상황 속에서 한미, 한미일간 공조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조 대사는 30일 워싱턴DC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절대 동요하거나 굴복하지 않겠다”며 “억제, 단념, 대화, 외교의 총체적 접근을 통해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대화로 복귀할 수 있는 전략적 환경 조성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했다.
북한이 최근 대남 위협 수위를 계속해서 높이고 있지만, 한미 당국은 최근 전면전을 준비하고 있는 듯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는 데 의견을 함께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는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 탄도 미사일 등을 대거 공급한 상황도 전쟁 준비를 하는 나라의 행동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미는 북한이 과거에 있었던 연평도 포격, 천안함 공격과 같은 국지적이고 기습적인 무력 도발이나, 기존과는 다른 형태의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철저히 대비하겠다는 판단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최근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시험발사 발표와 관련해서는 실제로 잠수함에서 발사한 것인지에 대해 한미 정보 당국발로 회의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대사는 “핵협의그룹(NCG) 등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를 위한 노력이 계속 중이며, 여름까지 핵 전략 기획과 운영에 관한 종합적 가이드라인을 완성할 예정”이라며 “러·북 군사협력을 포함해 북한이 국제정세 변화를 자신들에 유리한 국면으로 끌어가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한미는 국제사회 우방국과 협의하면서 엄중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올 한해 국제정세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표현하면 불확실성의 심화”라며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의 도발과 북러 군사협력,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및 중동 무장세력의 준동, 미국 대선 등 70여개국의 선거 일정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전세계적으로 가중되고 있는 불확실성 높은 파고를 잘 헤쳐나가는 것이 올해 우리 외교의 가장 중요한 과제다. 올해도 한매동맹 강화에 매진하겠다”고 했다. 조 대사는 “한미 동맹은 양국이 지향점으로 함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라며 “외교안보라인이 새롭게 진용을 갖춘 이후 한미 외교장관과 안보실장간 첫 통화가 이뤄졌고, 머지않아 양자방문 또는 다자회의 계기 양자회담 등도 추진될 예정”이라고 했다.
경제 협력과 관련해서는 “국무부 경제차관이 방한해 고위급 경제협의회(SED)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이 자리에서 한미간 무역투자관계, 공급망, 에너지 안보를 포함해 정상들이 합의한 다양한 부분의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 공제나 반도체법 관련해 우리 기업이 정당한 대우를 받도록 각급 채널에서 노력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