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지난 7일 드론 공격으로 이라크 내 친(親)이란 무장 단체인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고위 지휘관을 사살할 당시 초정밀 신형 유도 미사일을 사용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 보도했다. 이 공격은 지난달 27일 이 단체가 요르단 내 미군 기지를 자폭 드론(무인기)으로 공격해 미군 3명을 살해하고 수십 명을 다치게 한 것에 대한 보복 차원이다.

이른바 ‘닌자 폭탄‘으로 불리는 특수 헬파이어(Hellfire) 미사일. /조선일보db

WSJ는 이날 미국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군이 이라크의 친이란 무장세력인 카타이브 헤즈볼라 사령관을 공습할 때 ‘헬파이어 R9X’를 사용했다고 했다.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최근 요르단 미군기지를 드론으로 공격해 미군 3명을 숨지게 한 연합단체 ‘이라크 이슬람저항군’에 속한 세력이다. 미군의 공격으로 사망한 카타이브 헤즈볼라 사령관은 미군 기지 공격을 직접 기획하고, 참여한 인물로 알려졌다.

이번 사살에 사용된 R9X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개발된 미사일로 민간인 사상자를 줄이기 위해 개발됐다. 폭약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표적에 명중되기 전 6개의 날카로운 칼날이 순간적으로 펼쳐지며 목표물을 공격하도록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닌자 미사일’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외신들은 “일본 식칼로 자른 것 같은 효과가 있어 붙여진 별명”이라고 전했다. 특히 폭발로 인한 민간인의 희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최근 사용이 증가하는 추세다.

닌자 미사일로 알려진 헬파이어 R9X 미사일. /미 육군 제공/ABACAPRESS.COM /로이터

앞서 미군은 지난 2017년 알카에다의 2인자였던 아부 알마스리를 제거할 때도 R9X 미사일을 사용했다. 당시 공개된 알마스리 탑승 차량의 사진을 보면, 차량 내부는 큰 피해를 봤지만 차량 앞면과 뒷부분은 멀쩡했었다. 미군은 2021년 8월에도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자폭 테러를 저지른 극단주의 무장 조직 이슬람국가-호라산(IS-K)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헬파이어 미사일을 사용했다.

WSJ은 카타이브 헤즈볼라 사령관 제거 과정에서 불필요한 인명피해가 발생할 경우 이라크 내 반미여론 확산 등 지역 내 갈등이 고조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 미사일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카타이브 헤즈볼라 사령관은 미군의 공습을 받을 당시 바그다드의 민간인 밀집 지역에 있었지만,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는 그를 포함해 민병대원 3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