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동부 격전지 아우디이우카에서 철수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동부와 남부 전선에서 교착된 이후 주요 격전지에서 우크라이나가 처음 후퇴한 것이다.
로이터, AFP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남부 타우리아 작전전략군 사령관 올렉산드르 타르나우스키 준장은 17일 새벽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의) 포위를 피하고 병사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부대를 이 도시에서 철수시키고 더 유리한 전선에서 방어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포격에서 10대1 우위를 점하는 러시아군이 아군 병사 시체 위로 진격하면서 끊임없이 포격하는 상황에서 이것이 유일하게 올바른 결정”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한복판에 있는 아우디이우카는 도네츠크의 러시아 통제 지역과 가까운 요충지로 꼽혀 왔다. 지난해 5월 동부 요충지 바흐무트를 점령한 러시아는 지난 수개월간 아우디이우카에 병력을 집중시키는 등 이 지역에 공을 들여 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독일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포위를 피하기 위해 철수를 결정했다”면서도 “러시아가 무언가를 차지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최근 우크라이나는 미국에 탄약 지원을 호소하고 있지만 미국 의회에서는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위한 예산 통과가 지연되고 있다.
한편 안드리 코스틴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지난 16일 로이터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올해 2월 7일까지 러시아군이 12차례에 걸쳐 북한 미사일로 우크라이나 7개 지역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공격에 사용된 미사일이 각각 ‘북한판 이스칸데르’, ‘북한판 에이태킴스’라 불리는 KN-23과 KN-24라고 밝히며 “(발사된) 최소 24발 중 2발만 비교적 정확했다”고 했다. 한편 러시아가 최근 개발했다고 미국이 지목한 ‘우주 무기’는 상공에서 각국 인공위성을 무차별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는 핵 전자기파(EMP)로 보인다고 16일 CNN이 보도했다. 인공위성들이 모여 있는 지구 저궤도에서 핵 EMP 무기를 사용하면 적국의 군사위성뿐 아니라 자국 위성과 제3국의 상업위성까지 한꺼번에 무력화된다. 세계의 통신망이 일시에 마비되고 무선통신으로 이뤄지는 발전소, 수도 사업장 등의 관리에도 한꺼번에 차질이 생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6일 뮌헨안보회의를 계기로 왕이 중국 외교부장, 수브라마냠 자이샹카르 인도 외교장관을 각각 만난 자리에서 ‘우주에서 핵폭발이 일어나면 미국 위성만이 아니라 중국과 인도 위성도 모두 무력화된다’며 러시아를 자제시켜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