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4일 오는 11월 대선서 공화당 후보 선출을 위한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선거) 승리 연설에서 “11월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해고라고 통보하겠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날 프라이머리 종료 5분만에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선거 본부에서 연설을 갖고 “이것은 기록적인 승리. 공화당이 지금처럼 단합된 적은 없었다”며 “우리는 2배 차로 (경쟁자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를) 이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우리는 11월 5일 대선에서도 승리할 것”이라며 “조 바이든의 눈을 바라보고 ‘당신은 해고다. 나가라’고 말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바이든은 우리나라를 망치고 있다”며 “9개월은 긴 시간이다. 우리가 이 일을 더 빨리 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그는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오늘은 정말 환상적인 저녁이고 환상적인 무대”라면서 “그러나 15분의 축하 뒤 우리는 곧바로 다시 일에 나서야 한다. 미시건 경선이 다가오고 있다”며 향후 경선에 대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는 이날 승리 연설에서 헤일리를 한 번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미 언론들은 “사실상 경선에서 자신이 승리했다는 걸 강조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이제는 자신과 바이든 대통령 간의 총선 경선에 초점을 맞추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헤일리는 이날 저녁 연설에서 “(미 언론들에 따르면) 내가 40%를 득표한 걸로 나온다(트럼프는 60% 득표율 추정)”라며 “40%는 적은 숫자가 아니다”라고 했다. 헤일리 캠프는 당초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30%포인트 앞선다고 나왔지만 AP 등이 실제 투표 격차 추정치를 20%포인트로 발표하자 “생각보다 선방했다”는 분위기다.
헤일리는 “후보 한 명이 나서는 소비에트식 선거는 안 된다”며 “나는 유권자들에게 선택권을 줄 의무가 있다”고 했다.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을 통합할 것이라고 진정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느냐”고도 했다.
헤일리는 이날 사퇴 의사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헤일리 측은 양당이 캘리포니아·텍사스 등 16개 주에서 동시에 경선을 치르는 3월 5일 ‘수퍼 화요일’을 겨냥해 거액의 TV광고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보수 성향이 강한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공화당 유권자 다수가 미 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 반대 의사를 갖고 있다고 AP가 자체 출구 조사를 통해 보도했다. AP가 이날 투표를 한 2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중 6명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를 계속하는 데에 반대했다. 트럼프의 ‘아메리칸 퍼스트(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앞세운 공화당 내 고립주의 여론이 미 공화당 전역에 퍼져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