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미국 대선에서) 다시 승리한다면 중국과의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을 위한 노력을 더 많이 기울일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지낸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부소장은 지난 22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워싱턴사무소가 주최한 간담회에서 트럼프 재집권이 대중 경제 정책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커틀러는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고위 관료로 발탁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USTR 대표의 최근 발언을 근거로 밝혔다. 그는 “(라이트하이저는) 더 높은 수준의 디커플링이 필요하고 우리가 정말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끊어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며 “지금(조 바이든 현 행정부)은 사람들이 디커플링을 ‘디리스킹(위험 제거)’이라고 (순화해) 부르지만, 우리는 다시 디커플링에 대한 논의로 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대중 강경책을 주도한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지난해 6월 펴낸 ‘공짜 무역은 없다’에 고율 관세와 무역 장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었다. 최근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기고에서도 미국 제조업 회생을 위해 1기 당시 보호무역과 고율 관세 기조를 강화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트럼프가 모든 수입품에 10%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점을 거론한 뒤 “중국산 수입품 관세를 60% 정도까지 급격히 인상하는 것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재 25% 관세에서 60%를 더하면 85%가 되는데 이런 것들은 ‘금지 관세’라고 부른다. 관세가 그 정도로 높아지면 미국에는 제품을 팔 수 없다”며 “이는 미중간 심각한 디커플링이라는 용어를 다시 불러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의 ‘10% 일률 관세’ 부과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가들에게도 적용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불문명하다. (만약 적용된다면) 제 생각에는 자유무역협정에 따른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커틀러는 2006~2007년 첫 한미 FTA 협상때 미국 측 부대표를 맡았었다. 그는 “FTA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재협상됐기에 그들도 이 협정에 몫이있다. 협정에 결함이 있다고 보더라도 과거 행정부를 탓할 수도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