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간 군사 협력을 통한 급속 밀착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북·러 뿐만 아니라 중국, 이란 등이 군사협력을 확대하면서 미국이 핵무장을 한 여러 적국과 동시에 전쟁을 치를 위험이 있다고 미 핵무기를 총괄하는 전략사령관이 경고했다. 미 언론들은 “북한이 군사 지원을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사용할 탄도 미사일과 군사 장비를 러시아에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글로벌 군사 역학 관계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강조하는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앤서니 코튼 전략사령관은 29일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지금 미국이 마주한 도전은 과거에 경험한 그 어떤 것과도 다르다”며 “우리는 우리와 비슷한 핵 역량을 가진(nuclear peers) 하나가 아닌 두 국가와 맞서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이라고 했다. 그는 “이와 함께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이란의 핵 야망, 이들 국가 간 관계 강화를 결합하면 우리의 전략적 셈법이 여러 단계 더 복잡해진다”며 “이는 우리가 핵무장을 한 다수의 적과 동시에 전쟁을 치를 가능성을 제기한다”고 했다.
코튼 사령관은 북러 군사 밀착과 관련해 “그 관계가 실제로 어떤 것인지, 북한이 러시아와의 새로운 관계를 통해 무엇을 얻는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 “북한이 기동 가능한 단거리, 중거리, 대륙간 핵 역량을 개발하고 배치하고 있어 미국 본토와 역내 동맹과 파트너들을 위험하게 한다”며 “북한이 핵역량을 보여주기 위해 핵실험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같은 날 스티븐 와이팅 우주사령부 사령관은 “북한은 미국의 우주 체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전자기전(EW·Electronic Warfare) 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며 “우리는 북한의 우주 체계도 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란과 북한은 아군의 우주 기반 통신과 항법 역량을 위협하는 지상 기반 전자전 역량을 보유하고 있음을 입증했다”고도 했다.
그는 서면 답변에서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북한의 위성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작년 11월 인공위성을 성공적으로 궤도에 발사했다”며 “모든 국가는 우주에서 평화로운 활동을 할 권리가 있지만 북한의 이 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것으로 여러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