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 화요일'을 이틀 앞둔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팰로스 버데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성조기 등을 들고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5일 캘리포니아·텍사스 등 15주(州)와 1개 해외 영토(사모아) 등 총 16지역에서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을 치른다. 이날 ‘수퍼 화요일’을 기점으로 11월 대선 본선에 나설 양당 후보가 사실상 정해질 예정이다.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매치(재대결)’가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미 대선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이민자 유입 급증, 고물가 장기화와 산업 변동으로 인한 실직 등 경제 문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과정에서 미국의 과도한 이스라엘 편들기 논란 등이 주된 쟁점이 될 전망이다. 바이든(82)과 트럼프(78)의 고령 논란도 레이스 막판까지 표심을 흔들 변수로 꼽힌다. 수퍼 화요일을 맞아 현재 진행 중인 미 대선의 쟁점 5가지를 짚어봤다.


◇① 파죽지세 트럼프, 대세론 굳히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트럼프는 1월 15일 아이오와주를 시작으로 지난 2일 미주리·미시간·아이다호까지 총 7주 1해외령(버진 아일랜드)에서 경선 8연승을 거뒀다.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후보가 주지사를 지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트럼프가 이겼다.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을 위해선 대의원이 총 1215명 필요한데 4일까지 트럼프가 244명을 확보해 헤일리(43명)를 압도했다. 수퍼 화요일 경선 주 대다수는 1위 후보가 대의원을 모두 가져가는 ‘승자 독식제’를 채택하고 있다. 트럼프 캠프는 이날 압승을 통해 대세론을 굳히고, 헤일리의 자연스러운 퇴장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트럼프는 2일 버지니아주 리치먼드 유세에서 “우리는 100% 이길 것이고 선거는 끝났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트럼프 역시 이날 연설에서 바이든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혼동하는 발언을 해 바이든과 트럼프의 ‘고령 리스크’가 또 부각됐다.

그래픽=김성규

◇② 위기의 바이든, 지지층 의구심 해소할까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CBS, 폭스뉴스가 각각 실시한 바이든 대 트럼프 가상 양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바이든을 2~4%포인트 앞섰다. 뉴욕타임스·시에나대가 지난달 25~28일 조사해 2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기에 너무 늙었다’는 응답이 73%로 ‘트럼프’(42%)에 비해 31%포인트 많았다.

바이든은 그동안 불법 이민 문제에 상대적으로 유화적인 태도를 보인 데다 고물가로 인한 실질소득 감소 등 현안에 대한 책임 추궁이 현직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망 사태 등 바이든의 친(親) 이스라엘 정책과 관련해서도 흑인과 청년 등 전통적인 민주당 성향 유권자들의 지지 철회가 잇따르고 있다.

그래픽=김성규


◇③ 헤일리 힘겨운 첫 승… 캠페인 언제까지?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3일 메인주 포틀랜드에서 열린 선거 유세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경선에서 잇따라 패한 헤일리가 수퍼 화요일을 기점으로 중도 사퇴할지에 공화당뿐 아니라 민주당의 관심도 쏠려 있다. 헤일리는 3일 수도 워싱턴DC에서 열린 경선에서 63%를 득표해 트럼프(33%)를 누르고 첫 승리를 거뒀다. 진보 성향이 강한 워싱턴DC는 대의원이 19명에 그친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공화당 경선의 대세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 언론들은 헤일리가 수퍼 화요일에 트럼프에게 큰 차이로 뒤질 경우 사실상 레이스를 이어가기 힘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헤일리는 3일 NBC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가 대선 후보가 되면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트럼프에 대해 심각한 우려가 있으며 조 바이든에 대해서는 더 큰 우려가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④ ‘유일한 경합주’ 노스캐롤라이나 표심은

수퍼 화요일 경선에는 주요 경합주로 노스캐롤라이나가 포함됐다. 미국 대선은 주별로 1위를 득표한 후보가 그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을 독식하며, 전국 6~7곳 경합주의 표심이 사실상 승부를 가르게 된다. 4년 전 노스캐롤라이나에선 트럼프가 바이든에게 1.34%포인트 차로 승리했다. 민주당은 지난달부터 질 바이든 대통령 부인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잇따라 노스캐롤라이나를 찾아 공을 들였다.

바이든 여사는 앞으로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 위스콘신 등 경합주들을 집중적으로 돌면서 여성 유권자 등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하는 ‘구원투수’로 나설 예정이다. 앞서 바이든은 경합주 미시간을 방문해 자동차 노조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표심을 구했다.


◇⑤향후 일정… 공화 7월, 민주 8월 전당대회

공화당은 12일 조지아 등 4주, 19일 애리조나 등 5주에서 경선을 치른다. 23일 루이지애나 경선까지 치르면 대의원 수 기준 약 70%의 레이스를 마친다. WP는 “트럼프가 늦어도 3월 중순까지는 후보 자리를 확정지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경우 공화당은 7월 15~18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트럼프를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한다. 갈수록 관심이 커지고 있는 트럼프의 ‘러닝메이트’ 부통령 후보도 이때 결정된다. 민주당은 이보다 한 달 뒤인 8월 19~2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전당대회를 갖고 바이든·해리스를 후보로 지명할 예정이다.


☞수퍼 화요일(Super Tuesday)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같은 날 가장 큰 규모로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을 치르는 날. 보통 대선이 있는 해의 3월 첫 주이지만, 가끔 2월 첫 주로 정하기도 한다. 올해는 3월 5일 캘리포니아 등 15주와 자치령 사모아 등 총 16지역에서 열린다. 이날 민주당은 전체 대의원의 약 30%인 1420명, 공화당은 약 35%인 854명을 득표 비율 등에 따라 후보들에게 나눠 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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