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인 니키 헤일리가 1~3일 치러진 워싱턴DC 프라이머리(Primary·예비선거)에서 승리했다. 지난 1월 15일 ‘아이오와 코커스’ 이후 연패를 거듭하다 한달 반만에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꺾은 것이다. 다만 이미 굳어진 ‘트럼프 대세론’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은 이날 오후 8시쯤 “헤일리가 워싱턴DC 경선에서 승리했다”고 전했다. 헤일리는 개표율 99% 현재 총 62.9%를 득표해 33.2% 득표에 그친 트럼프를 앞섰다. 미 수도인 이 곳에는 총 19명의 대의원이 걸려있다. 지난 2016년 대선에서는 트럼프가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에 밀려 3위에 그쳤다. 인구 약 70만명의 워싱턴DC에 등록된 공화당 당원 숫자는 2만3000명 안팎이고, 민주당 초강세 지역이라 다른 주에 비해 중도·진보 표심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헤일리도 투표가 진행된 매디슨 호텔을 찾아 연설을 하는 등 경선에 공을 들였다. AP통신은 “헤일리의 승리가 적어도 일시적으로는 트럼프의 연승을 멈췄다”고 했다.
다만 워싱턴포스트(WP)는 헤일리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경선의 대세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봤다. 트럼프는 주말 치러진 아이다호·미주리·미시건 코커스에서 잇따라 승리했고, 15개주에서 경선이 동시에 치러지는 5일 ‘슈퍼 화요일’에서도 헤일리를 압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관심은 5일 이후에도 헤일리가 선거 캠페인을 지속할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헤일리는 3일 NBC 방송에 출연해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의 후보 지지 서약 관련 “거기에 구속되지 않고 원하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중도 포기를 하더라도 11월 본선에서 트럼프를 지지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