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레이스에 정치자금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6일 밝혔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금지원 가능성이 제기되자 이를 곧바로 부인했다.
머스크는 이날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매우 분명히 말하자면, 미국 대선의 어떤 후보에게도 기부하지 않겠다(I am not donating money to either candidate for US President)”고 했다. 전날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3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소수의 공화당 고액기부자와 함께 머스크 등 세계적인 부호들을 만났다고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잇단 민형사 소송 비용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트럼프가 순자산이 2000억달러(약 267조원)에 달하는 머스크 지원을 받을 경우 전세를 뒤집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었다. 그러나 공개적으로 부인하면서 이런 시나리오는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머스크의 이런 입장 표명이 수퍼팩(super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이나 다른 정치적인 목적의 기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블룸버그 통신 등 미 언론은 전했다. 그전에도 머스크는 수퍼팩 등을 통한 기부는 해왔지만 다른 거부들과 비교해 정치 자금 기부 규모는 크지 않았다. 연방 선거관리위원회 기록에 따르면 그는 2009년 이후 100만달러(약 13억3000만원) 미만을 기부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머스크는 2020년 대선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했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바이든 집권 이후엔 민주당 진영에 적대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특히 미 남서부 국경의 불법 이민자 유입 문제를 비롯해 바이든 정책에 날을 세우고 있다. 지난 2022년 머스크는 지금은 사퇴한 공화당 소속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대선 유력 후보로 떠오르자 ‘누구에게 표를 주고 싶은 걸로 (마음이) 기울고 있느냐’는 트위터 질문에 “디샌티스”라고 답하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