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13일 중국계 기업인 바이트댄스에 소셜미디어(SNS) 서비스인 틱톡(TikTok) 매각을 강제하는 이른바 ‘틱톡금지법’을 통과시켰다. 미 정치권은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인 틱톡이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에 노출돼 있고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초당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다만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기에 부정적인 입장이고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 헌법에 위배된다는 의견도 있어 상원 통과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 하원은 이날 오전 본회의를 열어 틱톡금지법을 찬성 352명, 반대 65명으로 통과시켰다. 지난 7일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에서 ‘50대 0′ 만장일치로 통과된 것이다. 법안 발의에는 하원 미·중전략경쟁특위 위원장인 공화당 소속 마이클 갤러거 의원, 민주당 간사인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의원 등 여야 의원 20여명이 초당적으로 참여했다. 캐시 맥모리스 로저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우리는 틱톡에게 분명한 선택을 할 것을 요구한다”며 “공산당에 매여 있는 모회사 바이트댄스와 분리를 해 미국에서 계속 영업하거나 공산당과 편을 같이해 결과를 마주하라”고 했다.
틱톡은 미국 내 사용자가 1억7000만명 이상으로 특히 이른바 ‘밀레니얼 세대’라 불리는 10대와 20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미 정부와 정치권은 그간 모회사가 중국계란 점을 들어 사용자 정보가 중국 정부에 흘러 들어갈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또 최근 중앙정보국(CIA) 등 미국 내 18개 정보 기관을 관장하는 국가정보국(DNI)는 ‘연례 위협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틱톡 계정이 2022년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국은 연방 정부 기관의 특톡 사용을 금지하고 있고,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의회가 법안을 통과시킨다면 서명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AP통신은 “법안의 하원 통과는 첫 단계에 불과하다”며 “상원 통과가 불확실한 상태”라고 했다. 이날도 양당 일부 의원들이 법안이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 헌법에 위배된다는 점을 지적했고, 틱톡에 기반한 사업을 하는 기업인·자영업자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을 우려했다. 틱톡 역시 여기에 반발하며 팔로어가 수백, 수천만명이 되는 인플루언서들을 동원해 반대 캠페인을 펼치고 있고 상원에 로비를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랜드 폴 등 일부 의원들이 법안 논의를 막겠다고 벼르고 있어 법안이 상원에서 통과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틱톡 규제에 부정적인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