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 대선을 지휘하는 공화당의 컨트롤타워인 ‘공화당 전국위원회(RNC)’가 최근 입사 면접에서 “2020년 대선이 ‘도둑’맞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27일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로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선거때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배한 이후 ‘선거 사기론’을 주장했고, 이는 이듬해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연방의사당 난입 사태로 이어졌다. 최근 자신의 며느리 라라 트럼프를 RNC 공동의장으로 앉힌 트럼프가 공화당 조직에 대한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미 언론들은 “RNC 등 공화당 조직이 급속도로 트럼프 ‘사조직’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했다.

지난 8일 미 휴스턴에서 열린 공화당 전국위원회 총회에서 새로 선출된 라라 트럼프 공동의장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트럼프 캠프는 최근 RNC 직원들에게 대규모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또 공화당의 모금 담당 직원 전원을 이달 말까지 플로리다에 있는 선거본부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트럼프 측은 해고 대상 직원들에게 “재지원 하면 면접을 거쳐 다시 채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는 RNC를 사실상 트럼프의 열렬한 지지자들로 채우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WP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는 새로운 RNC직원들을 뽑기 위한 면접을 진행했는데, 2020년 대선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이 포함됐다고 한다. WP는 “트럼프의 고위 참모들이 RNC 건물에서 면접을 진행했다”며 “면접에 참여한 사람들은 2020년 선거에 대한 질문은 트럼프에 대한 충성심을 테스트하는 질문이라고 느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재선 캠프는 WP에 보낸 성명에서 “우리는 선거 승패에 대한 의미 있는 견해와 경험이 있는 숙련된 직원을 원한다”며 부인하지 않았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당 측은 “트럼프가 여전히 선거 사기론을 주장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바이든 재선 캠프 아마르 무사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트럼프에게 있어 미국의 선거는 그가 승리할 때만 공정하다”며 “트럼프는 공화당의 일원이 되기 위해선 자신의 극단적이고 반민주적인 신념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야 한다고 강요하고 있다”고 했다.

WP는 “이런 인사 방침은 트럼프가 로나 맥다니엘 전 공화당전국위 의장을 갈아치운 이후 발표됐다”며 “트럼프는 맥다니엘이 선거 사기론 등에 충분히 동조하지 않았다는 데 불만을 가졌었다”고 했다.

맥다니엘은 2020년 대선 직후엔 트럼프의 ‘선거 부정’에 동조했었다. 그는 지난해 CNN과의 인터뷰에서도 2020년 대선 과정의 여러 문제점을 지적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을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었다. 그러나 맥다니엘은 RNC 의장에서 축출된 이후 민주당 성향인 CBS방송에 취직하면서 선거 사기론에 찬성하지 않는다며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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