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도착한 기시다 - 기시다 후미오(앞줄 왼쪽서 넷째) 일본 총리와 배우자 기시다 유코 여사가 8일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한 뒤 의장대와 함께 서 있다. 기시다 총리는 미국 방문 기간에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 의회 연설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AFP 연합뉴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가 8일 “일본의 강점, 일본과 오커스 3국 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인식해 일본과 오커스 ‘필러 2′의 협력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1년 9월 출범한 오커스는 미국이 호주에 핵 추진 잠수함 기술을 제공하는 ‘필러(Pillar·기둥) 1′과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필러 2′로 구성돼 있다. 그동안 일본이 오커스에 어떤 형식으로건 참여할 전망이라는 보도가 나왔는데 오커스가 이를 공식화한 것이다. 오커스는 호주(Australia)의 앞 글자 ‘A’와 영국·미국을 뜻하는 약자 UK·US를 합친 것이다.

오커스 국방장관들은 8일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오커스 3국은 필러 2 개발 프로젝트에 다른 협력국을 추가로 참여시키기 위한 원칙과 모델을 개발했다”며 “역사적 과업에 이바지하고 혜택을 볼 수 있는 분야와 관련해 유망한 협력국들과 2024년 협의에 착수할 것”이라고 했다. 오커스 3국이 공동 개발하려는 첨단 기술 분야는 AI·해저·양자·사이버 등이다. 앞서 협력이 가능한 나라로 미국의 우방인 일본·뉴질랜드·캐나다와 한국 등이 거론됐는데 일본이 가장 먼저 ‘호명’된 셈이다. 이날 발표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엿새간의 미국 국빈 방문 일정을 8일 시작한 가운데 나왔다.

로이터는 “10일 있을 조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미·일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에 대한 추가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번 협력을 계기로 일본이 오커스 회원국으로 공식 가입해 오커스가 이른바 ‘조커스(JAUKUS)’로 확대 재편되는 단계에까지는 이르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9일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필러 2′에 한해 프로젝트별로 일본과 협력하겠다는 의미일 뿐 멤버십 확대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오커스의 외연 확대 관련 협의 개시 발표는 일부 미국 당국자가 일본을 오커스에 정식 가입시키자고 제안한 후 나온, 동맹국들 간의 절충 타협안 성격”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오커스와의 연계를 통해 일본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갖는 미 동맹으로서의 역할과 위상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일본은 미국의 중국 견제용 안보 협의체 ‘쿼드(Quad)’에 호주·인도와 참여하고 있고, 미국·필리핀과의 3자 협의체도 미국에서의 3국 정상회의 후 11일 출범할 예정이다. 램 이매뉴얼 일본 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 8일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 간담회에서 “미국의 동맹 전략이 ‘중심축과 바큇살 구조’에서 여러 동맹이 상호 협력하는 ‘격자형’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했다. 일부 거점 동맹국을 중심으로 하는 이전 방식에서 탈피해 한·미·일, 오커스, 쿼드 등 다양한 소(小)다자 협의체들이 필요에 따라 유기적으로 연계되며 ‘따로 또 같이’ 중국 견제·압박을 해나갈 것이란 뜻이다.

이런 가운데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군사 협력 강화 방안에 합의할 전망이다. 요미우리신문은 9일 “미·일 정상회담에서 극초음속 활공체(HGV)를 탐지·추적하는 위성망을 정비하는 데 양국이 합의할 것”이라며 “미·일 간 미사일 방어 능력을 강화해, HGV를 개발 중인 북한과 중국에 대항하려는 취지”라고 전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의 일종인 HGV는 음속의 5배(마하 5) 이상 속도로 저공 비행해 요격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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