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3일(현지 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 상황실에서 이란의 이스라엘 미사일 공격과 관련해 국가안보팀원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AP 연합뉴스

13일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드론(무인기)와 탄도 미사일을 쏘며 공습을 감행한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으로 긴급 복귀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미 언론들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이 400~500개의 드론을 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일부는 (이라크·시리아 등에 배치된) 미군 자산에 의해 격추됐다”고 전했다. 미 의회는 이스라엘에 대한 절대적 지지를 표명하며 예산 지원에 나섰다.

백악관은 이날 오후 “바이든이 델라웨어주에서 워싱턴DC로 긴급 복귀했다”고 밝혔다. 바이든은 통상 주말을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 별장이 있는 러호버스 해변 등에서 보냈는데 그만큼 중동 정세가 긴박하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회의에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등이 배석했는데 바이든은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은 철통(ironclad)같다”고 했다. 또 에이드리언 왓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이스라엘 관련 선박을 나포한 것 관련 “강력히 규탄한다”며 “미국은 파트너들과 협력해 이란이 자신의 행동을 책임지게 할 것”이라고 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도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통화를 갖고 “미국의 흔들리지 않는 지지를 재확인한다”고 했다.

13일 밤 이란이 이스라엘 공격을 감행한 가운데 14일 이스라엘 정부가 네타냐후 총리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폭스뉴스 등 미 언론들은 이날 “미군 자산이 이란의 드론 일부를 격추했다”고 전했다. 정확한 숫자는 전해지지 않았지만, 미군은 이란의 보복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구축함 2척을 이스라엘 인근에 배치했다. 다만 ABC뉴스는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의 이번 공격이 군·정부 시설을 대상하고 있다”며 “민간인이나 미군 시설은 표적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미 의회는 이스라엘에 대한 초당적 지지 메시지를 내며 지원 예산안의 조속한 처리에 나섰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우리가 최대 결의를 보여줘야 한다”며 “백악관이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계속 관여할 것”이라고 했다. 공화당 하원 원내 총무인 스티븐 스칼리스 의원은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이란과 대리인들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안에 대한 투표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하원에는 현재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대만 등 동맹국에 대한 군사 지원이 포함된 950억 달러(약 130조원)짜리 안보 예산안이 공화당 내 이견으로 계류돼 있는 상태다. 중동 전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만큼, 의회가 이스라엘 부분만 따로 떼어내 법안을 통과시킬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