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하원에서 84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법안이 통과됐다. 같은 날 이스라엘과 대만을 지원하는 법안도 함께 하원 문턱을 넘어 상원으로 넘어갔다. 법안은 이번 주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통과가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러시아의 공세에 밀리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전쟁 와중에 이란과 무력 공방을 벌인 이스라엘에 상당한 힘이 실릴 전망이다.
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608억달러(약 84조원) 규모의 지원안을 찬성 311표, 반대 112표로 가결했다. 여기엔 미국이 동결 중인 러시아 자산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하원은 또 260억달러(약 36조원) 규모의 대이스라엘 안보 지원안을 찬성 366표, 반대 58표로 통과시켰다. 대만을 중심으로 미국의 인도·태평양 동맹 및 파트너의 안보 강화를 돕는 81억달러(약 11조원) 규모의 지원안도 찬성 385표, 반대 34표로 가결했다.
이와 함께 하원은 중국의 동영상 공유 앱 틱톡의 강제 매각 법안 수정안도 찬성 360표, 반대 58표로 통과시켰다. ‘21세기 힘을 통한 평화’라는 이름의 틱톡 매각 법안은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계 기업 바이트댄스가 270일(90일 연장 가능) 안에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을 경우 미국 내 서비스가 금지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앞서 하원은 지난달 같은 취지의 틱톡 강제 매각 법안을 처리했으나 상원에서 본격적인 논의는 되지 않았다. 당시 법안은 바이트댄스의 사업권 매각 기간을 6개월로 했는데 이번 법안은 최장 360일로 이를 완화했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안과 이스라엘 지원안은 당초 같은 법안으로 묶여 추진됐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여부를 두고 찬성하는 민주당과 반대하는 공화당 강경파의 이견이 표출되면서 법제화가 지지부진했다. 그러나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례 없는 무력 충돌을 계기로 신속한 법제화를 위해 사안별로 분리해 투표가 진행됐다.
백악관은 즉각 성명을 내고 이들 법안의 하원 통과를 환영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하원의 양당 의원들은 우리의 국가 안보 이익을 증진하고 세계 무대에서 미국 리더십이 가진 힘에 명확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투표했다”고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X(옛 트위터)에 “미국 연방 하원과 양당(민주·공화당), 그리고 개인적으로 역사가 옳은 방향으로 가도록 결정한 마이크 존슨 하원 의장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