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중·북부 지역의 대표적 러스트 벨트 지역(Rust Belt·제조업 쇠퇴 지역)에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건설한다. 최근 대규모 보조금을 앞세워 반도체 생산 시설을 대거 유치한 데 이어,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에 필요한 공급망과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바이든 정부는 11월 미국 대선의 최대 변수로 꼽히는 지역에 이 시설들을 집중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8일 미 대선에서 최대 변수로 꼽히는 주요 경합주인 위스콘신주(州)의 동부 공업지대 러신(Racine)에 방문해 33억달러(약 4조4880억원) 규모의 기업 투자 계획을 발표한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대표적 러스트 벨트 지역인 위스콘신에 대규모 AI(인공지능)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정부는 이번 투자로 임시 건설 일자리 2300개와 영구 일자리 2000개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한다.

러신은 6년 전인 2018년 애플의 최대 협력사이자 세계 최대 전자기기 위탁 생산 기업인 대만 폭스콘(Foxconn)이 1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접 착공식에 참석했던 곳이다. 그러나 실제 폭스콘은 약속한 금액의 10분의 1도 투자하지 않았다. 백악관은 전날 사전 배포한 자료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 들어 바로 이 부지에 데이터 센터가 건설된다. 위스콘신의 미래 산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는 위스콘신 주민 수천명에게 기술 교육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라며 “과거 행정부의 실패한 정책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탈피해 AI, 청정 에너지, 반도체 등 분야에서 수천억 달러 규모 민간 투자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했다.

백악관은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센터 투자와 함께 주 전역의 인력 투자도 병행한다”며 “2030년까지 주민 1000명에게 AI·데이터 직무를 교육할 수 있는 데이터 센터 아카데미를 만들고 최대 2000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 센터 외에도 위스콘신에 ‘공동 혁신 연구소’를 설립해 비즈니스 교육과정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러신 내 127만5000㎡ 부지에 공사를 하기로 하고 최근 지역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6년 7월 이전에 1단계 공사에 착수하고 2033년 7월 이전에 2단계 공사를 시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