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캠프가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를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미국 매체 악시오스가 11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헤일리는 앞서 당내 경선에서 트럼프와 경쟁하면서 갈등을 빚었었다. 지난 3월 헤일리는 사퇴 당시 트럼프 지지를 표명하지 않았다. 그는 사퇴 성명에서도 “우리 당 안팎에서 표를 얻을 수 있을지는 트럼프의 몫”이라고 해 트럼프 진영으로부터 공격 당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실제 트럼프가 헤일리를 선택할지는 불문명하다. 트럼프는 이날 악시오스 보도를 부인했다.
악시오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두 사람의 관계는 여전히 냉랭하지만 트럼프가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된다고 확신한다면 헤일리 전 대사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할 수 있다”고 했다. 양측에 가까운 공화당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가 공화당 경선을 치르고 일부 큰 사안에 대해 이견이 있음에도 화해하는 것이 서로에게 이익이라고 믿고 있다고 한다. 트럼프 캠프가 헤일리를 러닝메이트로 고려하는 이유는 헤일리를 지지하고 있는 이른바 ‘고학력 공화당원’들의 중도 표심을 공략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7일 인디애나주 공화당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 헤일리는 약 12만8000표를 얻어 득표율 21.7%를 기록했다. 헤일리는 부유층 거주지로 분류되는 북쪽 교외 지역에서 30% 이상을 얻어 “트럼프가 헤일리의 지지세력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트럼프 캠프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각종 재판으로 자금 부족을 호소하고 있는 트럼프로선 헤일리 영입으로 새로운 ‘자금줄’을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헤일리는 트럼프를 여전히 경계하는 중도층 기부자들과 두터운 관계를 맺고 있다.
헤일리는 최근 미 워싱턴DC의 허드슨 연구소의 석좌 자리를 맡았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니키 헤일리는 부통령 후보 자리에 고려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나는 그녀가 잘 되길 바란다”고 했다.
트럼프는 대통령·부통령 후보를 공식 지명하는 오는 7월 공화당 전당대회가 임박할 때 러닝메이트를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미 정가 보고 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부각되고 있는 인물들은 엘리즈 스테파닉 하원의원, J.D. 밴스 상원의원,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주 주지사, 공화당 유일 흑인 상원의원인 팀 스콧 의원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