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4일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스콧 모리슨 전 호주 총리를 접견했다. 모리슨 전 총리는 2018~2022년 재임 중 코로나 발원지 진상 조사 지시, 중국 통신 업체 화웨이 배제, 홍콩·신장 인권 문제 거론 등 강력한 반중(反中) 정책으로 중국과 심각한 마찰을 빚었던 인물이다. 이런 이유로 당시 재임중이던 트럼프와 궁합이 잘 맞았다. 트럼프의 재집권 가능성과 맞물려 전세계의 전·현직 지도자들이 트럼프타워에 줄을 서고 있는 가운데, 모리슨 전 총리도 이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모리슨 전 총리는 15일 X(옛 트위터)에 트럼프와 찍은 사진을 올리며 “미국 내에서 (재판 등으로) 상당히 누적된 일이 많을텐데도 오랜만에 다시 만나 얘기를 나눌 수 있어 매우 좋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날 미국·호주·영국의 3자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점증하고 있는 중국의 공격성과 대만에 대한 위협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가 미·호 동맹과 우리의 친구 고(故)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말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FOIP)’에 대해 진심이라는 뜻을 나타냈다”고 했다.
트럼프가 아베를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3일 역시 뉴욕을 찾아온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를 만난 자리에서 “매우 귀한 친구, 신조를 사랑한다” “훌륭한 친구였고 나는 그가 그립다. 우리는 일본 사람들을 정말로 존경한다”고 했다. 한국이 바이든 정부를 의식해 트럼프 측에 대한 아웃리치에 로키(low key·낮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일본을 포함한 다수의 자유·민주 진영 국가들이 전·현직 인사들을 활용해가며 라인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적극 기울이고 있다. 영국은 데이비드 캐머론 외무장관이 트럼프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까지 가서 만찬을 갖고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현안을 논의했다. 독일은 친트럼프 성향 의원, 공화당 주지사 등과의 접촉을 늘리고 있다. 이외에 트럼프는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등과도 직접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