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반도체와 철강·알루미늄 등 중국산 제품에 잇따라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가운데, 빠르게 보급되는 커넥티드 차량(인터넷에 연결된 차)에 대한 규제도 곧 내놓을 전망이다. 지나 러몬도 상무 장관은 15일 하원 세출위원회에 출석해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에 대한 규제와 관련해 “의견 수렴이 끝났고 이번 가을에는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국가 안보 위협이 심각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스마트카’라고도 불리는 커넥티드 차량은 무선 네트워크에 연결돼 실시간으로 통신하며 자율 주행, 운전 보조 시스템 기능 등을 제공한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2월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의 해킹 가능성을 지적하며 상무부에 조사와 대책 수립을 지시했다. 러몬도 장관은 8일 로이터 인터뷰에서 “수입 금지까지 포함한 여러 조치를 고려하겠다”고 했었다. 그는 이날 “커넥티드 차량엔 센서 수천 개와 반도체가 장착돼 있는데 중국산 차량은 베이징에서 생산한 소프트웨어에 의해 제어된다. 국가 안보 위협이 상당히 심각하다”고 했다. “차량의 목적지와 운전 패턴, 차 안에서 이뤄진 대화 내용 등 미국인들의 엄청난 데이터가 중국에 갈 수 있고 중국의 통제로 수많은 차량이 동시에 멈출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러몬도 장관은 “도로에 차량 수백만 대가 있는데 소프트웨어가 작동을 멈추면 극도로 재앙적인 상황이 초래될 것을 상상할 수 있다”며 “더 얘기하기 어렵지만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최근 의회를 통과한 이른바 ‘틱톡(중국 동영상 앱) 금지법’을 언급하며 “틱톡이 제기하는 위협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도 했다. 일각에선 미국이 내놓을 규제의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한국 자동차 업계에도 파장이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커넥티드 차량의 정의와 규제 대상·범위 등이 모호해 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도 문제다. 한국 정부는 지난달 30일 상무부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커넥티드 차량 공급망 조사 범위와 잠재적 규제 대상이 광범위하다”고 우려를 전달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11월 치러질 미 대통령 선거의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으로, 부통령 후보로도 거론되는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 의원은 15일 중국산 드론(무인기)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법안에는 중국산 드론에 30%의 관세를 부과하고 매년 5%씩 추가 인상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스터파닉 의원은 “미국 응급구조대가 운용하는 드론의 90%가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중국 공산당의 통제 아래 있다”며 “중국의 공격적인 보조금, 불공정 거래 관행이 미국 드론 제조 업체들을 약화시켰다”고 했다. 미국의 상업용 드론 시장에서 DJI·아우텔 등 중국 기업 점유율은 90%에 이른다.
☞커넥티드카
인터넷에 연결된 자동차. 자동차와 IT(정보기술)를 결합해 자동차가 일종의 달리는 스마트 기기가 된다는 개념이다. 스마트폰이나 각종 웨어러블(착용형) 기기 등과 연동해 뉴스, 날씨, 실시간 교통정보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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