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캠페인 영상에 나치 독일을 연상하게 하는 표현이 사용돼 21일 비판이 일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가 히틀러의 언어를 사용하는 건 놀랍지도 않은 일”이라 꼬집었고,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나치 독일과 연관된 콘텐츠를 홍보하는 건 어떤 사람이든 혐오스럽고 역겹고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전날인 20일 오후 소셜미디어(SNS)인 ‘트루스 소셜’에 홍보 영상을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다음 날 삭제했다. 영상에는 ‘통일된 제국(Unified Reich)’이란 문구가 있었는데, 독일어로 제국을 의미하는 단어 ‘Reich’는 나치 독일의 ‘제3국(The Third Reich)’을 연상시키는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이에 대해 캐롤라인 리빗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선거 캠프 공식 영상이 아닌 임의 계정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트럼프가 법정에 있는 동안 해당 문구를 확인하지 못한 직원이 공유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측은 이를 최대한 부각시키며 맹공에 나섰다. 트럼프는 과거에도 아돌프 히틀러를 두고 “일부 좋은 일도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바이든은 이날 보스턴에서 열린 펀드레이징 행사 연설에서 트럼프를 “미국인이 아닌 히틀러의 언어를 사용하는 남자”라 표현하며 “넉달 전 그가 히틀러가 좋은 일을 했다고 언급한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트럼프와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공화당원들은 2020년 대선에서 패배한 후 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큰 혼란에 빠졌다”며 “트럼프가 제기하는 위협은 1기 때보다 2번째 임기에서 더 크다. 이 사람은 조금 불안정하다”고 했다. 바이든 캠프 대변인인 제임스 싱어는 “독재자를 찬양하고 반유대주의 비유를 수용했던 패턴의 일부”라며 “미국인들은 스크롤을 멈추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