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신문·뉴스1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국 정부가 북한의 고강도 도발 가능성, 이른바 ‘옥토버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NBC는 이날 익명을 요구한 고위 당국자 6명을 인용해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강화가 북한의 핵 능력을 확장시키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긴장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점점 더 많이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우리는 북한이 올해 도발적일 것이란 점을 의심하지 않는다”며 “단지 규모가 얼마나 확대될 것인지에 대한 문제”라고 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두개의 전쟁’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러시아의 독려하에 대선 직전 고강도 도발을 기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것은 물론 대선 직전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 난맥상이 부각받을 수 있다. 김정은은 ‘트럼프 2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NBC는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앞으로 수주 안에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을 만나 러시아의 대북 군사기술 제공 확대를 위한 새로운 합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에 상당한 양의 포탄을 제공하고 있는데, 그 반대 급부로 러시아가 장거리 탄도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북한의 핵은 완성 단계에 이르게 된다. 무기 이전과 달리 군사 기술 공유는 추적이 어렵다는 점이 미국과 우방국들엔 고민 거리다.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왼쪽),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이든 정부는 재임 중 동맹인 한국·일본과 협력해 북한 핵·미사일을 규탄하고 이를 제어하기 위한 각종 제재를 도입해왔다. 그러면서도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며 북한에 대화를 제안했지만, 지난 3년 동안 의미있는 대화는 한 차례도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올해 초에도 미국이 ‘뉴욕 채널’ 등을 통해 대화를 타진했지만 북한이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박 국무부 대북정책특별 부대표 등이 최근 북한 비핵화의 ‘중간 단계(interim steps)’를 언급한 데에는 ‘미국은 북한에 할말은 다 했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든의 경쟁자이자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세에서 “서로 신뢰가 있는 김정은과 만나 핵 문제를 해결할 것”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