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국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를 자신의 정책 자문역(advisory role)에 앉히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 보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 3월에도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일론 머스크와 회동을 가졌다.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두 사람의 접촉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얼마 전까지 두 사람은 날선 발언을 주고받았지만, 머스크는 최근에는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낙선하길 바라는 기업인들과 ‘반(反)바이든 연대’를 조직하는 등, 트럼프 지지로 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와 머스크는 최근 이민, 기술, 우주기술 등을 놓고 토론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한다. 특히 전기차 세금 공제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테슬라, 로켓·위성 발사 업체 스페이스X 같은 머스크의 회사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전기차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던 트럼프가 태도를 바꿔서 전기차 보조금 폐지, 중국산 전기차 관세 부과 같은 공약을 완화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WSJ는 “머스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하고 의견을 나누면서 두 사람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트럼프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인 머스크를 (국정에) 참여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에게 제안했다는 정책자문역은 트럼프 행정부 1기에서 아이작 펄머터 전 마블 회장이 맡았던 역할과 유사하다. 트럼프는 2016년 사업 지인인 칼 아이컨을 연방 규제 점검을 담당하는 대통령 특별보좌관으로 임명했다. 아이컨은 트럼프가 증권거래위원회와 환경보호청의 고위직 후보를 검증하는 일을 도왔지만, 공식적으로 정부직을 맡은 것은 아니었던 만큼, 급여를 받지 않았고 기존 사업도 계속 운영했다. 머스크도 테슬라 CEO직을 유지하면서 대통령 정책 고문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