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는 10일 한·미·일 3국이 그 어느 때보다 단합돼 있고, 북·중·러 등의 위협에 가장 긴밀히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가속화한 북·중·러 밀착에 맞서 한·미·일이 협력을 대폭 강화한 건 수십년간 전례가 없다고도 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작년 11월16일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 미 대통령 양자회담장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회동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기념촬영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국무부 당국자는 이날 한·일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언론 브리핑에서 “한·미·일 3각(角) 관계를 이야기할 때 대부분은 미국과 일본, 한국 3국 내부의 도전(각국간 의견 차이 등)에 대해 이야기해왔다. 물론 몇 년 전까지만해도 (3국간 협력을 이야기 할 때) 이런 어려움이 최전선에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반응”이라면서도 “지금 3국의 가장 큰 도전은 (내부 의견 차이가 아니라) 북·중·러 등 외부의 위협에 대처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미·일 3국 협력이 한반도 등 동북아를 넘어 전세계의 위협에 공동 협력·대응하는 관계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 당국자는 “세 나라가 모든 문제에서 완벽하게 입장이 일치(aligned)하는 것은 아니지만 3국간 관계를 지난 몇 년, 아니면 수십년 전과 비교해보면 (지금의 협력은) 놀라울 정도”라고도 했다.

국무부 당국자는 최근 고조되는 북한 위협에 대해선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등 최고위층부터 아래 직급까지 우리는 전제 조건 없이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공개적으로나 사적으로 분명히 밝혀왔다”며 “그러나 북한은 우리에게 긴장 완화에 관심이 있거나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신호를 준 적이 없으며, 오히려 그들의 모든 행동과 행태는 긴장을 고조시키는 데 관심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이 당국자는 “개인적으로 우리 고위급이 북한과 소통하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그들은 단순히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는 한국, 일본을 포함한 우리의 파트너 및 동맹국들과 함께 매일, 매우 헌신적인 방식으로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도 했다.

국무부 당국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달 중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는 러시아 매체 베도모스티의 보도에 대해선 “무엇이 (결과로) 나올지 지켜봐야 한다”며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북한과 관련한 유엔 안보리 결의는 여전히 유효하며, 러시아를 포함한 모든 나라에 준수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푸틴이 이번에 방북할 경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집권하던 2000년 7월 이후 24년 만에 북한 땅을 발게 된다.

이 당국자는 “우리는 북한의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와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 관련 국제적 의무와 공약을 존중할 것을 러시아를 포함한 모든 나라들에 계속 촉구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백악관과 군 당국은 그간 러시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해 9월 러시아 방문 전후 북한으로부터 탄도 미사일과 탄약을 대량으로 제공받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했다고 밝혀왔다. 이는 북한산 무기 수입을 금지한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