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9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에 대해 “매우 아름답고 재능이 있지만 리버럴(liberal)”이라며 “그녀는 나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의 공동 편집장 라민 세투데가 18일 출간될 예정인 ‘이상한 나라의 견습생’에서 이같이 밝혔다. 스위프트는 2023년 타임지가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팝의 여제(女帝)인데 막강한 영향력 때문에 이번 대선의 변수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해 11월 세투데가 스위프트에 대한 생각을 묻자 “그녀가 아름답다, 아주 아름답다 생각한다”며 “매우 재능이 있다고 들었고 훌륭한 스타성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진보적(liberal)인 사람”이라며 “트럼프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스위프트는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스위프트를 비판하는 것은 물론 “스위프트가 미국 정부의 비밀 요원”이란 음모론을 신봉해왔다. 공화당 지지자 3명 중 1명은 이 음모론을 믿는다는 여론조사까지 나올 정도다.

세투데는 “트럼프가 스위프트의 거침없는 정치적 발언으로 인해 여전히 그녀에게 악감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있을 당시 스위프트가 “임기 내내 백인 우월주의와 인종 차별의 불을 지폈다”며 ‘저격 트윗’을 올렸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세투데에게 “그녀가 진짜로 진보적인거냐 아니면 연기에 불과한거냐” “연기가 아니라면 컨트리 스타가 좌파로 성공할 수 있는 사실이 놀랍다”고 말했다고 한다. 스위프트의 음악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테일러 스위프트. /로이터 연합뉴스

인스타그램 팔로어만 약 3억명에 이르는 스위프트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바이든 지지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그의 공연이 열리는 도시가 경제 특수를 누린다는 ‘스위프트노믹스’란 말이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해 스위프트가 누구를 지지 하느냐가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스위프트는 올해 ‘수퍼볼’에서 우승한 내셔널풋볼리그(NFL)의 캔자스시티 치프스 소속 트레비스 켈시와 공개 연애 중이다. 켈시는 지난달 31일 백악관에 초청을 받았는데, 바이든은 재선에 도전하는 본인의 상황을 최근 5년간 3회 우승한 치프스에 이입하며 “과연 여러분이 다시 해낼 수 있을지 의심받는 그 기분이 어떤건지 잘 알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