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는 북·러가 정상회담을 갖고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한 데 대해 우려한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동맹 국가와의 협력 강화 의지를 강조했다.

북한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평양에서 러시아제 리무진 아우루스에 동반 탑승해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월 김 위원장에게 아우루스를 선물했다. /AFP 연합뉴스

국무부는 19일 북러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대변인 명의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세계적인 비확산 체제를 지지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고, 러시아의 잔혹한 침략에 맞서 우크라이나 국민의 자유와 독립을 수호하는 데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크게 우려할 추세”라며 “어떤 나라도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촉진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탄도미사일 등 북한의 대러 무기 지원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됐다. 국무부 대변인은 이어 “러시아는 노골적으로 유엔 헌장을 위반하고 있으며, 국제 시스템을 훼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여러 차례 타격하는 데 사용한 탄도미사일 등 무기 및 관련 물자를 북한이 (러시아에) 이전하고 러시아가 조달한 것은 구속력 있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도 “우리는 러시아와 북한 사이의 협력 심화에 대해 경고해왔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인도·태평양의 동맹국들을 계속 지원하겠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했다고 양국 언론들이 전했다.

이에 대해 미 전문가들 사이에선 ‘자동 군사 개입’ 조항을 되살려 동맹 관계를 회복했다고 보는 쪽과 ‘자동 군사 개입’으로 보기에는 아직 조심스럽다는 견해가 나뉘고 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이날 미국의소리(VOA)에 “두 나라가 냉전 수준으로 관계를 회복한 것이 분명하다”며 “당시 러시아 전문가들은 내게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안보 공약이 없다고 말했었지만, 지금은 분명히 안보공약이 생겼다”고 했다.

반면 한미연합사 작전 참모를 역임한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일반적인 방위 조약이 많은 해석의 여지를 두는 만큼 북·러 양국 간 협정을 ‘자동 군사 개입’으로 해석하는 것엔 다소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의 방위조약도 한 페이지에 불과하지만, 많은 해석의 여지를 두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관련 조항도 문맥상으론 ‘자동 개입’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이런 모호함은) 모든 것을 다 약속하지 않게 하면서도 동시에 북한이 공격을 받으면 러시아가 방어하러 올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효과를 낸다는 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