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우세하다는 여론조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들의 표심(票心)을 붙잡기 위해 바이든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는 주요 경합주를 찾아 고령 지지자들과 만나 빙고 게임 및 피클볼(테니스와 탁구를 접목한 스포츠)을 하는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반면 트럼프는 2040 젊은 층에 구애하고 있다. 이들 중 상당 수가 ‘바이든 지지’에서 돌아서자 이들의 이탈표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지난 20일 캠프 데이비드(대통령 전용 별장)에 도착해 에어포스원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는 모습. /로이터

폭스뉴스가 지난 14∼17일 대선 양자 대결을 상정해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유권자들 사이에서 바이든은 트럼프보다 15%포인트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에서 바이든은 50% 대 48%로 트럼프에 오차범위내 우위를 보였었다. 이와 함께 민주당 여론조사 기관인 임팩트 리서치가 지난 3~9일 2324명의 ‘투표 의사가 있는 유권자(Likely Voters)’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은 65세 이상 유권자들 사이에서 트럼프보다 5%포인트 앞섰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65세 이상 유권자들이 바이든 지지로 기우는 건 민주당 내부의 ‘세대 재편’을 의미한다”며 “2000년 대선 이후 (65세 이상) 투표층은 전통적으로 공화당 쪽으로 기울어져 왔다”고 했다. 그런데 바이든으로 다시 쏠리는 건 ‘트럼프 1기’ 당시 트럼프의 극단주의와 불안정성 및 혼란 등에 이들 세대가 혼란과 실망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더힐은 분석했다.

고령층의 ‘바이든 선호’ 성향은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나고 했다. 지난달 발표된 퀴니피악 대학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유권자의 35%가 ‘민주주의가 미국이 직면한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답했다. 이와 비교해 18~29세 유권자 중 이런 대답을 한 사람은 10%에 불과했다.

이에 백악관은 최근 질 여사가 위스콘신·네바다주 등 경합주를 방문해 노년층과 소통하는 ‘노인층 유세 활동’을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6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한 교회에서 열린 청년 보수 단체 '터닝포인트 USA' 행사에 참석해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는 모습. 그의 유죄 평결 후 처음으로 이 행사를 찾았었다. 그는 지난 15일에도 경합주 미시간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터닝포인트 USA 행사에 참석해 2040 젊은 층에 구애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반면 바이든은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으로 여겨졌던 젊은 유권자들, 특히 Z세대(1990~2000년 출생)에서 이탈 움직임이 확연하다고 더힐은 전했다. 미 시카고대 산하 여론조사 기관 젠포워드가 지난달 10일부터 22일까지 18~40세 유권자 2089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최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오늘 대선이 치러진다면 바이든에게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33%로 트럼프(31%)와 불과 2%포인트 차이였다. 트럼프는 주요 경합주에서 젊은 층들을 대상으로 한 정치 집회 등에 참석하는 등 요동치는 젊은 유권자의 표심은 붙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더힐은 “바이든 캠프가 젊은 유권자들의 이탈로 인한 피해를 상쇄하기 위해 더욱 고령층 공략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전 공보실장이었전 자말 시몬스는 “바이든이 고령 유권자들에게 더 어필할수록 (바이든에게 등을 돌린) 젊은 유권자들의 잠재적 손실을 무디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