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트럼프) 두 후보가 막상막하의 대결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이날 토론은 그야말로 ‘결정적인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27일 미국 대선 첫 대선 토론이 진행되는 조지아주(州) 애틀란타의 CNN 프레스센터에 들어서자 CNN의 인기 앵커 울프 블릿처가 이렇게 말하는 생방송이 재생되고 있었다. 수백명의 취재진들은 이날 대형 경기장에 마련된 프레스센터 곳곳에서 분주히 현장 분위기를 전세계로 전했다. 이날 오후 9시(한국 시각 오전 10시)부터 90분간 진행되는 토론회는 프레스센터 맞은편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진행된다.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두 명은 청중 한 명 없이 토론을 하게 된다. 두 후보가 서는 연단의 간격은 불과 8피트(2.4m)다.
이날 대형 경기장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 들어서기 100m 전부터 차량 출입이 통제됐다. 곳곳에 경찰차들이 취재진들의 출입증을 확인했다. CNN은 대선 후보들이 나타날 스튜디오 뿐만 아니라 프레스센터 곳곳에도 보안 검색대를 설치했다. 이들은 백악관 출입기자단의 풀 취재단 출입을 요청도 허용하지 않았다. 현장 관계자는 “스튜디오와 프레스룸을 양 후보 캠프 고위 참모들이 왔다갔다 할 예정이라 보안을 확실히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날 대형 경기장에 마련된 프레스센터 중간 지점엔 빨간색 카펫이 깔렸다. 이른바 ‘스핀룸(spin room)’이다. 토론이 끝난 뒤 각 후보들이 개별 기자들을 만나 토론회 결과와 자신의 강점을 홍보하는 공간을 뜻한다. 때론 대선후보가 직접 나서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각 후보 진영의 핵심 참모들이 자신들의 이름과 직책을 적은 피켓을 들고 이 공간을 누비면서 개별 언론사들을 공략한다. ‘이미지를 바꾼다’ ‘비틀다’ 등의 뜻을 담고 있는 ‘스핀’을 시도하는 참모들은 ‘스핀 닥터’라고도 불린다. 토론이 시작되기 수시간 전 CNN 등 유력 미국 기자들은 스핀룸에 서서 오늘의 토론 전망에 대해 생방송을 했다.
CNN은 이번 토론에서 트럼프가 이민 정책, 인플레이션 등 경제 분야에서 바이든을 집중 공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바이든은 임신중지(낙태)권한, 1·6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 등을 거론하면서 트럼프를 반(反)민주주의 후보로 몰아붙일 전망이다.
두 후보가 의자 없이 90분간 격정 토론을 하면서 지치지 않는 모습을 보일 지도 관전이다.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지난 20~24일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 10명 중 7명은 이번 토론이 바이든 대통령(74%) 또는 트럼프 전 대통령(68%)의 선거운동 성공에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68%는 TV 토론 전체 또는 일부를 생방송으로 볼 것 같다고 한만큼 미 국민 대부분의 시선이 이날 토론에 집중될 전망이다. 닐슨 미디어 리서치에 따르면 두 후보가 지난 2020년 대선때 처음으로 TV토론을 했을 당시 7300만명 이상이 토론 생방송을 시청했다.
두 후보는 전날부터 토론 직전까지 장외에서 서로를 비난하면서 ‘장외 신경전’을 벌였다. 바이든은 전날 소셜미디어 엑스 글에서 “매가(MAGA, 트럼프 대선 구호) 공화당은 억만장자를 위한 감세를 원하고 사회보장 및 은퇴 연령 상향 조정을 추구하고 있다”며 “사회보장과 의료보험을 보호하자”고 했다.
트럼프도 이날 첫 토론을 몇 시간 앞두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 글에서 “조 바이든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고, 우리나라의 생존과 존재에 대한 위협”이라고 했다. 트럼프 캠프는 이날 조지아를 비롯해 경합주와 워싱턴 DC 등에서 방송될 새 광고들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 광고는 바이든이 넘어지는 등의 영상을 보여주면서 “토론에서 본 조 바이든을 떠올리며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라”면서 “계단에서 넘어지고, 자전거에서 쓰러지고, 재킷도 입지 못하고, 툭하면 길을 잃는 사람에게 4년 더 백악관을 맡길 수 있을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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