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과거만큼 편안하게 걷지 못하고, 옛날만큼 잘 말하지 못하고, 과거만큼 토론을 잘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나는 진실을 어떻게 말할지 알고, 잘못된 일과 옳은 일을 구별할 줄 알고, 이 일(대통령직)을 어떻게 수행할지, 어떻게 완수할지를 압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의 첫 TV 토론 다음 날인 28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대선 경합주 중 한 곳인 노스캐롤라이나주 랄리에서 유세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전날 더듬는 말투와 쉰 목소리, 멍한 표정 등으로 ‘토론 참패’를 겪은 바이든은 이날 당 안팎에서 또 다시 거세지는 ‘후보 교체론’을 일축하는 발언이었다. 그는 자신에 대한 우려와 사퇴 요구 등을 의식한 듯 평소보다 더 높은 목소리 톤으로 “나는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오직 하나의 이유로 왔다. 11월(대선)에 이 주에서 이기려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바이든은 이날 노타이에 셔츠 단추를 2개 푼 채 연설장에 나타났다. 고령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연출’로 분석됐다. 그는 또 이날 연설 도중에 불끈 주먹을 쥐거나 강한 어조로 소리치기도 했다.
바이든은 “진심으로 내가 이 일(대통령직)을 할 수 있다고 믿지 않으면 다시 출마하지 않겠다. 나는 정말 솔직히 이 일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그 사람(트럼프)과 달리, 푸틴(러시아 대통령)과 같은 독재자들에게 맞서겠다”며 “미국은 누구에게도 고개 숙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후에도 ‘누구에게도’(No one)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
바이든은 트럼프를 겨냥해 ‘유죄 받은 중죄인’ ‘길고양이 수준의 도덕성’이라고 말하면서 트럼프가 대선에서 패하면 결과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질 바이든 여사도 이날 ‘투표’(VOTE)라는 글자가 여러 개 새겨진 원피스를 입고 연단에 올라 지원 사격에 나섰다. 질 여사는 “어젯밤 토론 무대에서 진실성과 인격을 갖춘 대통령 조 바이든은 진실을 말했고, 도널드 트럼프는 거짓말에 거짓말을 거듭했다”고 했다.
같은 날 트럼프는 버지니아주 체서피크에서 야외 유세를 갖고 바이든의 토론 ‘부진’에 대해 맹폭에 나섰다. 그는 “바보 같은 조 바이든은 한 주를 캠프 데이비드에서 토론 준비를 위해 사용했는데, 너무나도 열심히 공부한 나머지 그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를 지경에 이르렀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는 “많은 사람이 어젯밤 토론을 보고 바이든이 물러나야 된다고 말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그는) 그러지 않을 것”이라며 “바이든은 그들이 언급하는 어느 민주당 후보보다 여론 지지율이 높다”고 했다.
그는 바이든이 하차할 경우 그의 뒤를 이을 수 있는 인물들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어차피 내 상대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개빈 뉴섬(캘리포니아 주지사)은 주지사로도 출마하기 어려운 인물이고, 카멀라 해리스(부통령)는 아예 논외 인사”라며 “미셸 오바마도 거론하는데 그녀 역시 여론조사가 끔찍하다. 바보 같은 조가 제일 인기 있다”고 했다. 이어 “문제는 바이든 개인의 쇠퇴가 아니라 그의 정책 실패”라며 “11월 대선에서 유권자들은 바이든에게 해고를 외치고, 당신은 최악의 대통령이었다고 내몰 것이다. 바이든뿐 아니라 민주당 전체를 쫓아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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