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배우 조지 클루니가 10일 “조 바이든 대통령을 사랑하지만 우리는 새로운 후보가 필요하다”며 대선 후보 용퇴를 요구했다. 클루니는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진보 성향 인사로 지난달 로스앤젤레스(LA)에서 줄리아 로버츠와 함께 바이든을 위한 대규모 모금 행사도 기획했다. 하지만 “바이든은 시간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없다”며 캠페인 중단을 요구했다.
클루니는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칼럼에서 “우리는 바이든과 함께 11월에서 승리하지 못할 것이고 상·하원 선거에서도 패배할 수 있다”며 “이건 나 하나만의 의견이 아닌 모든 상·하원의원, 주지사들의 의견”이라고 했다. 지난달 LA에서 바이든과 함께 무대에 올랐던 클루니는 “참담한 얘기지만 3주 전 봤던 바이든은 2010년의 바이든도, 2020년의 바이든도 아니었다”며 “우리 모두가 토론회에서 목격했던 것과 같은 사람”이라고 했다. 이날 바이든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손에 이끌려 퇴장한 것이 화제가 돼 ‘인지력 논란’이 불거졌는데, 클루니가 여기에 쐐기를 박은 것이다.
클루니의 이같은 퇴진 요구는 바이든의 오랜 우군(友軍)이자 민주당 거물 정치인인 낸시 펠로시 전 연방 하원의장이 MSNBC 방송에서 “출마 여부는 대통령에 달려있다”며 사퇴 가능성을 시사한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나왔다. 바이든이 완주 의사를 거듭 밝혔고 지난 9일 민주당 상·하원 의원 모임에서도 별다른 반론이 나오지 않으며 잦아들던 퇴진론에 다시 불이 붙게 됐다는 평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클루니와 펠로시가 바이든의 재선 가도에 새로운 타격을 줬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팻 라이언 하원의원이 이날 “바이든은 애국자지만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후보는 아니다”라며 당에서 여덟 번째로 바이든 퇴진을 공개 언급한 인사가 됐다.
바이든 측은 “끝까지 경선에 남아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클루니의 이반이 특히 뼈아플 것으로 보인다. 인지도가 높은 것은 물론 진보 진영에서 클루니가 갖는 영향력 때문에 바이든이 공을 들여왔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캠프가 클루니의 일정에 맞춰 모금 행사를 계획했다” “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탈리아에서 캘리포니아로 갔다가 단기간에 워싱턴에 돌아와야 했을 정도”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