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026년부터 독일에 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하기로 했다고 미·독일 양국이 10일 성명을 통해 밝혔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 회의가 9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DC에서 개막한 가운데 발표된 결정으로, 미국의 유럽에 대한 확고한 방위 의지를 보여주는 조처라고 미 언론들은 평가했다.

2019년 미군이 캘리포니아주의 한 섬에서 육상 발사 토마호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장면. /USNI News

양국은 이날 공동 성명에서 “미국은 오는 2026년부터 독일에서 다영역 태스크포스(TF) 장거리 화력 능력을 일시적으로 배치할 예정”이라며 “배치될 장거리 화력 무기엔 (미국의 중거리미사일인) SM-6와 토마호크 및 개발 중인 극초음속 무기 등이 포함된다”고 했다. 이어 양국은 “미국의 장거리 미사일 배치는 나토와 유럽 방위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차원”이라고 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위협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냉전 이후 미국은 유럽에 주둔시켰던 병력을 점차 줄여왔지만,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이후 전략을 바꿨다. 이라크전이 끝난 이후인 지난 2018년 30년 넘게 독일에 주둔시켰던 제 41야전포병여단을 다시 독일로 보냈다.

2019년엔 러시아의 신형 순항미사일 배치 등에 반발해 핵 군축 조약인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을 파기했다. 2년 뒤인 2021년엔 냉전 당시 미군의 전술핵 미사일을 관리하던 독일 포병사령부를 부활시켰다. 당시 이 부대가 미군의 장거리 초음속 미사일 운용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왔었는데 이번 발표에서 실제 극초음속 무기 배치 등이 공식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