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1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기자회견에 참석해있다. /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 가도의 분수령으로 주목받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완주 의사를 거듭 밝혔다. 자신이 생각하는 정권의 성과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한국을 수차례 호명했는데 한일관계 개선,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대미(對美) 투자가 언급됐다. 바이든은 지난달 27일 대선 후보 TV 토론 때도 이를 언급한 적이 있다.

바이든은 이날 자신이 재임 중 이룬 성과를 설명하며 “한국을 방문했을 때 미국 내 반도체 제조에 200억 달러(약 27조5000억원)를 투자하자고 설득했던 것을 기억한다”며 “나중에 왜 그런 결정을 했냐 물으니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경제, 가장 우수한 노동자들이 있기 때문이라 답했다. 이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이라고 했다. 바이든은 지난 토론에서는 미 정부가 64억 달러(약 8조8300억원) 보조금을 지급했고, 텍사스주에 대규모 생산 시설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를 콕 집어 “수많은 일자리와 투자를 유치했다”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도록 설득했다”고 했었다. 2022년 5월 바이든이 방한했을 당시 첫 일정으로 경기도 평택의 삼성 반도체 공장을 찾은 적이 있다.

외교·안보 차원에서도 “우리는 세계를 더 안전하고 강하게 만들었다”며 한국을 언급했다. “한국·일본을 비롯한 50여 국이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도록 만들었고, (인도·태평양 4국인)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와 미국 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얘기했다”고 했다. 이번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초청된 인·태 4개국은 미국과 함께 연내에 5국 외교장관회의를 개최하는 데 합의했다. 한·미·일이나 오커스(AUKUS) 같이 중국 견제 성격의 새로운 소(小)다자 협의체 창설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바이든은 인지력 및 신경 검사를 추가로 받을 의향이 있냐는 언론 질문에는 “의사들이 받으라고 하면 받겠다”면서도 “나는 매일 같이 중요한 결정을 내리며 시험을 받고 있는 것과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좌진들에 “한국에 가서 반도체를 가져올 것이다” “한국과 일본이 서로 적대감을 갖지 않고 하나가 되게 하려 한다”고 언급했던 일화를 꺼냈다. 다만 바이든은 이날 “우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그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며 호주·뉴질랜드·일본·태평양 도서국(남태평양)만을 언급했다. 호주를 두 차례 언급한 반면 한국은 언급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