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 앉아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조 바이든 대통령은 14일 “우리는 서로 친구, 동료, 시민이자 동료 미국인”이라며 “서로 동의하지 않더라도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 미국에 이런 종류의 폭력이 설 자리는 없다”고 했다. 전날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된 이후 바이든은 이틀 간 총 세 차례나 대국민 담화를 하며 ‘국민 통합’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바이든은 “모두 이 사건에서 한 발짝 물러나 온도를 낮추고,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야 한다”고 했다.

바이든은 이날 오후 8시 백악관에서 약 6분 동안 대국민 담화를 했다. 바이든은 유세장에서 총을 맞고 숨진 희생자 가족을 애도하며 “미국 시민이 자신이 선택한 후보를 지지할 자유를 행사하다 살해됐다”며 “미국이 이런 길을 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이번 뉴스를 접하며 큰 충격을 받았다”며 “오늘 밤 모든 미국인들에게 존엄성이 존중받는 미국을 만들자고 제안한다. 정치 의견 대립은 인간 본성의 일부지만 정치가 ‘킬링 필드’가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바이든은 내일부터 시작되는 공화당 전당대회 관련 “의심할 여지 없이 그들은 이 나라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제시하며 내가 한 일을 비판할 것”이라며 “나도 계속해서 헌법, 법치에 대한 우리의 강력한 기준을 말하고 투표함에서 행동할 것을 촉구하겠다. 거리에서의 폭력은 없어야 한다는 게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 민주주의와 최대한의 품위, 존엄성, 공정한 플레이를 중시하는 법치주의는 고풍스런 관념이 아닌 살아있는 현실”이라며 “우리의 능력을 넘어서는 것은 아무 것도, 아무 것도, 아무 것도 없다”고 했다.

바이든은 트럼프 피격 후 이틀 동안 총 세 차례나 대국민 담화를 가졌다. “다행히 트럼프는 크게 다치지 않았다”며 경쟁자인 트럼프의 쾌유를 비는 한편, 트럼프에 대한 전폭적인 경호 지원도 약속했다. 또 공화당 안팎에서 ‘경호 책임론’이 분출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일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도 지시한 상태다. 바이든은 15일 예정된 텍사스주 오스틴 방문 일정을 취소했고, 전날 델라웨어주에서 백악관으로 긴급 이동해 상황을 챙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