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 대선을 4개월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을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하기 위한 전당대회가 15일 위스콘신주(州) 밀워키에서 개막했다. 펜실베이니아주 대선 유세 현장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에서 트럼프가 극적으로 생존한 이틀 뒤인 이날부터 나흘간 진행되는 전당대회는 트럼프가 공식 당 후보로 지명되고 트럼프의 러닝 메이트(부통령)도 결정되는 초대형 정치 행사다. 이날 30도의 더운 날씨에도 전당대회가 열리는 공식 행사장 뿐만 아니라 주변 건물 곳곳에서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토론 행사들을 오가는 공화당 대의원 및 기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 포럼 내부. 전당대회 첫날인 15일 공화당 관계자들이 행사 준비를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트럼프 2기’ 정책 준비하는 헤리티지 행사, 전세계 외교관들 줄이어

이날 오전 전당대회가 열리는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 포럼 인근 공연장 ‘브래들리 심포니 센터’엔 미국 워싱턴 DC의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이 주최하는 ‘정책 축제(policy fest)’ 행사가 열렸다. 헤리티지는 차기 보수 정권의 집권 의제 및 인력들을 발굴하는 헤리티지재단의 ‘프로젝트 2025′ 작업이 한창이다. ‘프로젝트 2025′를 통해 차기 보수 정권용으로 만든 900쪽짜리 정책 제언집 ‘보수의 약속(The Conservative Promise)’은 미 정가에서 그간 ‘트럼프 2기 공약집’으로 통한다.

미 공화당 전당대회 개막일인 15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헤리티지재단 행사에 참가한 비벡 라마스와미가 발언하고 있다. /이민석 특파원

이날 행사엔 트럼프 2기가 들어설 경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NSC) 후보로 거론되는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부차관보, 공화당 대선에 출마했던 기업가 출신 비벡 라마스와미, 마이크 리 연방 상원의원(유타주) 등이 연사로 나왔다.

콜비는 이날 “바이든의 국제주의는 일종의 ‘신성한(sacred)’ 성격을 띄고 있다”며 “반면 트럼프의 외교 정책은 훨씬 더 세속적”이라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을 중시하면서 유럽·아시아·아프리카 등 전세계 국가들과의 외교적 관여를 중시하는 반면 트럼프는 미국을 1순위로 두는 ‘선별적’인 외교를 더 중시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외교정책은 바이든처럼 ‘종교’가 아닌 ‘상식’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도 했다. 콜비는 미 정부가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천문학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데 대해 “미국은 자선 단체가 아니다”라며 지원을 중단하고 미국의 최대 위협인 ‘중국의 위협’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이날 “우리는 정말 중국과의 전쟁을 앞두고 있다”고 했다.

이날 행사엔 ‘트럼프 2기’ 정책의 향방을 가늠하기 위해 각국 대사관 관계자들이 대규모 참여했다. 이 곳을 출입하기 위해선 사전 신청 및 심사를 거친 뒤 발급한 ‘출입증(credential)’이 있어야 한다. 유럽 국가 소속 한 외교관은 “트럼프가 총격 사건 이후 대세론이 일고 있는만큼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인선이나 정책이 어떻게 될지 파악하는 게 훨씬 더 큰 압박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이날 행사가 진행되는 건물 앞에는 사전 신청을 하지 않은 한 아시아 국가 외교관들이 주최 측에 ‘참석할 방법이 없느냐’며 주최 측에 한참 동안 부탁하기도 했다.

미 공화당 전당대회 개막일인 15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정치 매체 폴리티코 행사에 참가한 로버트 오브라이언(오른쪽)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발언하고 있다. /이민석 특파원

또 다른 건물에선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주최하는 토론 행사가 한창이었다. 이날 행사엔 레인스 프리버스 전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의장, 트럼프 1기 안보보좌관을 지냈던 로버트 오브라이언, 대선 후보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라마스와미 등이 잇따라 출연했다.

프리버스는 이날 트럼프 2기 인선을 묻는 질문에 “1기와 2기는 다를 것”이라며 “지난 번과 같은 실수는 없고, 그가 하려는 것을 매우 빨리 이룰 수 있도록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굿즈’ 파는 가판대도 곳곳 배치

미 공화당 전당대회 개막일인 15일 위스콘신주 밀워키 도심의 베어드 센터 정문 앞에 트럼프 얼굴 등이 그려진 티셔츠, 모자 등 '굿즈' 등을 파는 가판대가 설치됐다. /이민석 특파원

이날 전당대회 외부 한 켠엔 트럼프의 얼굴이나 그의 대선 구호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새겨진 티셔츠, 모자 등 이른바 ‘트럼프 굿즈’를 파는 가판대가 설치됐다. ‘기소된 후보(트럼프)를 위해 투표하겠다’ 등이 적힌 흰색·검정색 셔츠가 진열됐다. 이틀 전 유세 현장에서 피격당한 트럼프 사진이 그려진 티셔츠가 온라인 등에서 이미 팔리고 있었지만 이 곳에서는 찾기 힘들었다. 가판대 관계자는 “우리도 그 티를 공수하려고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미 공화당 전당대회 개막일인 15일 위스콘신주 밀워키 도심의 베어드 센터 정문 앞에 트럼프 얼굴 등이 그려진 티셔츠, 모자 등 '굿즈' 등을 파는 가판대가 설치됐다. /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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