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일 무소속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후보를 만나 지지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유세 도중 피격을 당한 이후 트럼프가 통합 행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 비판에 초점을 맞췄던 후보 수락 연설을 뜯어고치고 있고, 정적이었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까지 전당대회에 등판시켰다.
폴리티코는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가 15일 오전 밀워키에서 케네디와 만나 공화당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며 “일부 여론조사에서 두자릿 수 지지율을 기록 중인 케네디의 지지가 대선을 뒤흔들고 트럼프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했다. 케네디는 1968년 대선 중 암살 당한 고(故) 로버트 F. 케네디의 차남이다. 환경 변호사 출신으로 코로나 팬데믹 당시 ‘백신 반대 운동’을 벌이며 전국적 명성을 얻었다.
케네디는 이번 대선에서 무소속 후보로 완주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지난달 CNN이 주관한 대선 후보 토론은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해 참가가 무산됐다. 특히 각 주의 투표 용지에 이름을 올리는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캠페인 초반에 비해 동력이 빠졌고, 재정도 고갈된 상태다. 케네디가 트럼프를 지지할 경우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바이든에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다만 케네디 캠프는 “트럼프와 만나 국가 통합을 논의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케네디는 대선 레이스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 했다. 미국에서 제3후보가 파란을 일으킨 것은 기업인 출신 로스 페로가 20% 가까이 득표한 1992년 대선이 마지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