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에요. 행복의 절정(cloud nine)이 이런 걸까요? 나는 아이유와 대화했고 포옹했습니다. 꿈이 이뤄졌어요.”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제브 라테트(76)씨는 지난달 31일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전날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서 콘서트를 마친 가수 아이유(31)의 초청으로 무대 뒤에서 15분 정도 만난 일을 두고 한 말이다. 그는 아이유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를 보고 5년째 ‘덕질(연예인 등에 깊이 빠지는 일)’을 해왔다. 한국 문화 마니아로 널리 알려져 한국 정부 초청으로 지난 5월 방한한 데 이어 아이유를 직접 만나는 소원까지 이룬 것이다.
라테트씨는 “그녀(아이유)는 놀랍도록 다정한 사람이었다”며 “정말 사려 깊었다”는 말을 반복했다. 영상에서 나비넥타이를 즐겨 매는 그는 빨간 나비넥타이를 비롯해 비녀, 열쇠고리 등 아이유에게서 받은 선물을 자랑해 보였다. 아이유의 남동생과 만난 사실도 언급하면서 “친절함이 얼굴에 가득했다. 친절함이 아이유 집안의 내력 같다”고 했다.
지난 2018년 라테트씨 부친에 이어 암 투병을 하던 딸도 세상을 떴다. 라테트씨는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힘든 시간을 견뎠다고 한다. 그는 “사람은 선하게 태어나고 세상엔 혐오보다 사랑이 많다는 내 가치관을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확신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 무렵 아이유가 주연한 ‘호텔 델루나’(2019)에 빠져 아이유의 모든 노래와 드라마를 섭렵했다. 아이유의 노래·연기에 대한 반응(리액션) 영상을 거의 매일 유튜브에 올린다. 아이유 공식 팬클럽 ‘유애나’에서도 유명 인사가 된 그는 ‘유애나 할아버지’로 불리고 있다. 올해 5월에는 한국 정부가 세계 한류 팬들을 초청한 행사에서 3200대1 경쟁률을 뚫고 선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