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미국과 수감자 맞교환의 일환으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기자 에반 게르시코비치와 미국 전 해병대원 폴 휠런 등을 1일 석방하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갖고 “모든 미국인들은 우리가 성취한 데 대해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이라며 ‘외교 성과’를 자축했다. 이날 석방 소식이 알려지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가 (포로 석방 대가로) 러시아에 돈을 넘긴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고, 백악관이 이를 즉각 부인하는 등 민주·공화 양측이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1일 백악관에서 러시아에 구금돼 있던 미국 포로 석방 소식이 알려지자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연설엔 석방된 포로들의 가족들도 함께 참석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기자회견을 갖고 “수감자들은 러시아를 떠나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풀려난 수감자들의 가족들과 함께 그들의 잔혹한 시련은 끝났고, 그들은 자유로워졌다”고 했다. 바이든은 이날 연설에 게르시코비치와 휠런 등 석방된 미국인 4명의 가족들을 초청하고 “모든 가족들이 이곳에 모였다”며 “(이들의 석방은) 여러 국가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들은 내 요청에 따라 어렵고 복잡한 협상에 참여했으며, 개인적으로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이번 석방은 미국 등 서방 국가에서 수감중이던 러시아 측 수감자와 맞교환 방식으로 이뤄졌다. 미국과 함께 독일, 폴란드, 터키 등 여러 국가가 이번 협상에 참여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소셜미디어 글에서 “러시아와의 포로 교환에 대한 세부 사항은 언제 공개 하느냐”며 “우리가 그들에게 현금을 주는 것인가”라며 “상대국에 현금을 제공하는 것은 “미래를 위한 나쁜 선례”라고 했다. 이어 “(미국 포로 석방 대가로) 살인자, 살인범, 깡패들을 석방하는 건가. (바이든 행정부는) 특히 인질 교환에서 좋은 거래를 한 적이 없기 때문에 궁금할 뿐”이라고도 했다.

바이든이 대선을 앞두고 ‘외교 성과’를 위해 러시아에 현금을 지급하는 등 지나친 양보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였다. 이에 대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러시아와의 거래에서) 돈이 교환된 적이 없고, 대러 제재가 완화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모스크바 지국 소속 기자 에반 게르시코비치. 러시아 법원에서 지난달 간첩죄로 징역 16년 형을 선고받은 그는 1일 석방됐다. 이번 석방은 미국 등 서방 국가에서 수감중이던 러시아 측 수감자와 맞교환 방식으로 이뤄졌다. /AP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이 끝나고 ‘트럼프가 자기 같았으면 러시아에 아무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도 포로를 데리고 왔을 거라고 주장하는 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트럼프)가 재임 중이었을 때 왜 포로 석방을 성사시키지 않았느냐”라고도 했다. 이번에 석방된 폴 휠런은 트럼프 1기 재임 당시였던 지난 2020년 간첩 혐의로 러시아에 체포돼 징역 16년형을 선고받고 최근까지 수감 중이었다.

트럼프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은 이날 CNN에서 “(포로 석방은) 좋은 소식이다”라면서도 “왜 그들이 집으로 돌아오는 건가. 이는 전 세계의 악당들이 트럼프가 곧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포로 석방이) 도널드 트럼프의 힘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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