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수뇌부 3인이 5일 워싱턴포스트(WP)에 공동 기고문을 게재하고 인도·태평양 동맹국들 및 한·미·일 3국의 안보 협력 강화 등을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외교 성과로 내세웠다. 11월 대선을 3개월여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등 공화당 진영이 바이든의 외교 정책을 연일 공격하는 데 대한 대응이란 관측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3인 공동으로 작성한 ‘바이든의 인도-태평양 외교는 미국의 미래를 더욱 안전하게 만들었다’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지구상 어떤 지역도 인도·태평양보다 미국인들의 삶과 미래에 중요하지 않다. 이 지역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0%를 차지하고, 300만 미국인의 일자리를 좌우한다”며 “이 지역에서 미국의 힘을 강화한 건 이 행정부의 가장 중요한 유산 중 하나”라고 했다.
이들은 이어 북한의 핵 위협과 중국의 도발 등을 ‘미국의 심각한 안보 도전’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했을 당시 이 핵심적 지역에서 미국의 위치는 역대 최저 수준이었다”라며 “우리의 동맹은 미국이 신뢰할 수 없는 친구로 변했을까 두려워했으며, 중국은 미국의 쇄국정책을 이용해 우리의 이익에 반하는 대안적 세계 구상을 진전시키려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인태 지역에 대한 (미국의) 접근을 변화시켰으며, 이야말로 바이든-해리스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가운데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저평가된 성취 가운데 하나”라고 했다.
특히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은 역사적으로 골이 깊은 한국과 일본을 한데 모아 캠프 데이비드 회담을 성사했다”며 “이를 통해 전례 없는 3국의 경제 및 안보 협력을 이뤄냈다”고 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 들어 탄생한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쿼드(Quad·미국·인도·일본·호주 4개국 안보협의체),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등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최근 트럼프는 잇따라 북한 김정은과의 친분을 언급하면서 북한과의 협상 가능성 등을 암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연일 “바이든 행정부 들어 인·태 지역에서 아무런 성과를 보이지 않는다”고 공격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기고문에서 “우리는 동맹과 공동의 도전에 함께 대응할 수 있도록 긴밀한 공조를 이뤄냈다. 세계 어느 나라도 미국과 같은 동맹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이들이 미국을 강력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일본의 방위비 확대, 한국의 동남아시아 핵심 산업에 대한 투자 등을 대표적 사례로 거론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과 인태 동맹을 잇는 가교를 건설했다”면서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의 동맹들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나서고 있으며, 유럽의 파트너들은 블라디미르 푸틴의 침략 전쟁을 도울 뿐 아니라 국제 질서를 훼손하는 중국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함께하고 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