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2일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와의 대담에서 “재임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이 초래할 결과에 대해 경고했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13일 “트럼프가 지어낸 이야기”라고 했다. 트럼프 1기 재임 초기 핵심 외교·안보 참모였던 그는 트럼프와 외교정책을 두고 갈등을 빚다 2019년 9월 물러났고 지금은 반(反)트럼프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17년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 연합뉴스

전날 트럼프는 “(재임 당시) 나는 푸틴에게 ‘블라디미르 그러지 마세요’라고 한 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내가 할 일을 그에게 말했다”라고 했다. 트럼프는 “그러자 그(푸틴)은 ‘절대 안된다(no way)’라고 했다”며 “(그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나는 ‘된다(way)’라고 받아쳤다”고도 했다. 러시아가 우크라를 침공할 경우 미국이 밟아나갈 대응책을 밝히면서 경고했고 푸틴이 이에 대해 놀란 반응을 보였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어 트럼프는 “나는 그와 다시 잘 지내고 싶다”고도 했다. 트럼프가 “바이든이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하자, 머스크는 “훌륭한 지적”이라고 화답했다.

트럼프는 이 대화가 언제 이뤄졌는지 등은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2018년 4월부터 2019년 9월까지 백악관에서 근무했던 볼턴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내가 백악관에 있을 때 푸틴과 그런 대화를 나눈 적은 확실히 없다. 그 전에도 그런 대화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트럼프가 지어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2018년 12월 워싱턴DC 헤리티지재단이 마련한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볼턴은 “개인적으로 트럼프와 푸틴이 함께 있는 모습을 여러 차례 지켜봤고, 그들의 전화 대화를 엿들었다”며 “20년 전부터 여러 차례 푸틴을 만난 경험이 있는 나는 푸틴이 본질적으로 트럼프를 쉬운 상대로 여긴다고 본다”고 했다.

CNN 앵커 케이틀린 콜린스가 “트럼프와 푸틴이 ‘절대 안된다(No way)’와 ‘된다(way)’라는 표현을 주고받았다니 여고생들 같다”며 “세계 지도자들이 정말 그런 식으로 대화하느냐”고 묻자 볼턴은 “그건 트럼프가 말하는 방식도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자기가 ‘알파맨’이라는 걸 보여주기를 원했던 것 같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번 선거에서 재선할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바로 끝내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에 이미 점령된 우크라이나 영토를 넘겨주는 대신 러시아의 추가 침공을 중단시키는 휴전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볼턴은 “그(트럼프)는 역사를 거의 모른다”며 “그는 전문가들에게도 매우 복잡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역사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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