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부가 18일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국제공항에서 비행기에 오르면서 나란히 손을 흔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을 후보로 앞세운 민주당이 ‘해리스 행정부’ 핵심 정책 방향을 적시한 정당 강령(綱領)을 18일 공개했다. 강령은 임기 초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를 핵심 외교 슬로건으로 내세웠던 조 바이든 대통령 외교 정책 기조를 이어받아 “동맹국을 외면하지 않겠다”며 한국 등 인도·태평양 국가들의 중요성을 수차례 언급했다. 이 강령은 민주당전국위원회가 전당대회를 개최하는 다음날 투표를 통해 정식 채택될 예정이다.

이날 저녁 공개된 92쪽 분량의 강령은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150차례 언급하면서 “민주당 행정부는 트럼프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강령은 특히 한반도 정책과 관련해서 “트럼프는 북한 독재자 김정은과 ‘러브레터’를 주고받으며 그에게 아첨하는 등 세계 무대에서 미국을 당혹스럽게 했다”며 “또 트럼프는 무역 분쟁 및 주한미군 철수 등으로 우리(미국)의 소중한 동맹인 한국을 직접 위협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의 동맹국, 특히 한국의 편에 서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강령은 바이든이 지난달 21일 사퇴하기 5일 전 작성돼 여전히 바이든이 후보로 명시돼 있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및 ‘동맹 경시’ 기조와 차별화해 미국이 동맹 중시 노선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됐다.

지난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악수를 나누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AP 연합뉴스

민주당 강령엔 북한이 여섯 차례 등장한다. 강령은 작년 8월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와 작년 4월 한·미 정상이 채택한 워싱턴 선언 등을 언급하고 “바이든의 지도력 하에 3국은 역사적인 회의를 개최했고, 한국과 워싱턴 선언을 채택했으며, 일본과 3국 억지력 논의를 확대했다”며 “두 번째 임기에도 바이든은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연결되고 번영하고 안전하며 회복력 있는 인도·태평양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했다. 강령은 북한을 여섯 차례 언급하면서 “북한의 불안정한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로 인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동맹국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NBC방송은 “공화당은 동맹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았지만 민주당 강령은 (총 92쪽 중) 14쪽을 외교 정책에 할애하고 있다”며 “유럽, 중동, 중국, 아프리카, 인도태평양 지역 등 전세계 지역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했다”고 했다.

강령은 경제 문제에 대해서도 “트럼프는 억만장자 기부자들을 위해 정책들을 조작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했며 트럼프 비판에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강령은 “이번 선거는 서로 매우 다른 두 가지 경제 정책간 선택”이라며 “(트럼프의 별장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의 (비싼) 컨트리클럽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트럼프와 (고향인)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의 식탁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바이든 중 한 명을 선택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강령은 해리스가 정식 후보로 등판하기 이전에 작성된 만큼 해리스가 내세우는 새로운 경제 정책 등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CNN은 “사실상 강령이 바이든 재선 캠페인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만큼 해리스가 모든 정책들을 100% 지지할 지는 확실하지 않다”며 “(바이든 사퇴 후 시간이 촉박했던만큼) 강령 세부 내용을 두고 민주당과 해리스 캠프간 이견이 있더라도 노출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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