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3일 “통화정책을 조정할 시기가 도래했다”며 9월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그는 이날 와이오밍주(州)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정책) 방향은 분명하다”라고 했다.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은 “파월은 세계의 시선이 가장 집중된 연설을 통해 연준의 (고금리) 통화정책이 선회하고 있다는 가장 확고한 선언을 했다”고 전했다.
연준은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발생 이후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사실상 ‘제로(0%)’로 낮췄다가, 인플레이션이 심화한 2022년 초부터 빠르게 인상해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연 5.25~5.5%로 유지해 왔다.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이 진정됐고 최근엔 경기 침체 우려도 커져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9월 17∼18일 열리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파월은 이날 “인플레이션의 상승 위험은 줄었다. 동시에 고용에 대한 하방(둔화) 위험도 증가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노동 시장의 추가 냉각을 환영하지 않는다” “추후 적절한 정책을 통해 강력한 노동 시장을 유지할 수 있다”며 금리 인하를 암시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놨다. 이어 “우리는 물가 안정을 향한 진전을 이루면서 강력한 노동 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며 “인플레이션이 2% 수준(전년 동월 대비 물가 상승률)으로 회복하는 지속 가능한 경로에 있다는 나의 확신은 커지고 있다”고 했다.
파월은 다만 금리 인하 폭과 향후 속도 등에 대해선 분명하게 밝히지 않았다. 파월의 발언을 두고 시장에선 “일부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9월 빅컷(0.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통상 0.25%포인트씩 조정해 왔다.
잭슨홀 심포지엄은 경제정책을 다루는 고위급 인사들이 모여서 세계 경제와 정책 현안에 관해 의견을 나누는 학술 행사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하며 ‘세계 중앙은행장 회의’라고도 불린다. 올해는 22일부터 사흘간 열린다. 글로벌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연준 의장은 이 행사에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중요한 발언을 해왔고, 올해는 특히 9월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커진 가운데 심포지엄이 열려 시선이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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