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정부 당국이 76억 달러(약 10조원) 규모의 현대자동차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에 대한 환경 허가를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AP 가 26일 보도했다. 앞서 환경보호 운동가들은 현대차의 전기차 공장이 지역 상수도에 미칠 영향을 규제 당국이 제대로 평가하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했고 미 정부가 이 민원을 받아들였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 미국 조지아주에 그룹의 전기차 생산 메카 ‘메타플랜트’를 짓는다고 발표했다. 1183만㎡(약 358만평) 부지에 연 30만대 전기차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총 76억달러를 투자했다. 올 하반기에 가동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이날 AP에 따르면 미 육군 공병대(UASCE)는 최근 성명에서 “조지아주(州) 및 지역 경제 개발 기관은 현대자동차가 주요 지역 식수원인 지하 대수층(帶水層·지하수를 품고 있는 지층)에서 하루에 최대 660만 갤런(2500만 리터)의 물을 빼내고 싶어한다고 (투자 계획에) 언급하지 않았다”라며 “이번 프로젝트(전기차 공장 건설)가 환경에 ‘미미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결과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022년 당시 현대차가 공장 건설을 발표하자 몇 달 뒤 육군 공병대는 건설을 승인했다. 당시 공병대는 “(공장 건설이) 도시 및 개인 상수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결론내렸었다. 그런데 이 결정을 다시 검토하겠다는 뜻이다. 공병대가 작성하는 환경영향 평가서는 공장 허가 발급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향후 공장 운영에 최대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미국은 수질오염과 수자원 수요를 규정하는 연방 수질오염방지법(Clean Water Act)에 따라 공장을 짓는 기업에 수자원 예상 수요량을 요구해 요건에 맞으면 허가를 내 주고 있다. 그런데 환경단체 ‘오지치리버키퍼(ORK)’는 현대차의 조지아 공장 설립 허가 절차가 용수 사용 등에 대한 적절한 환경영향 평가 없이 이뤄졌다고 주장해왔다.
다만 육군 공병대가 환경 허가를 재검토하기로 한 건 공장 부지의 건설 지연이나 중단을 뜻하지 않는다고 AP는 전했다. 전기차 공장업체 명칭인 ‘메타 플랜트 아메리카’는 이날 성명에서 “육군 공병대가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필요에 따라 지원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현대자동차는 관련 당국과 끊임없이 협력해 지역 주민들에게 좋은 이웃이 되는 것은 물론 현대차 운영이 지역사회 수자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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