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대선의 승패는 이른바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s)’라 불리는 경합주 6~7곳에서 결정난다. 선거 때마다 그네(swing)처럼 표심이 민주·공화 양당을 오간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경합주가 승부처가 되는 것은 간선제 형태인 미국 대선 절차와 관련이 있다. 주별 유권자들이 11월 선거일에 대통령 선거인단을 뽑고, 선거인단이 다시 12월에 투표를 해서 대통령을 최종 선출한다. 어느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지 사전에 밝힌 선거인단의 투표는 형식적 절차에 가까워서 이 단계에서 결과가 뒤집힌 일은 없었다.

총 538명인 선거인단은 50주와 워싱턴DC의 인구에 비례해 할당된다. 대선은 이 중 ‘매직 넘버’(과반)인 270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후보가 승리하는 게임이다. 전체 득표수가 아니라 확보한 선거인단의 수로 승패가 결정된다는 뜻이다.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전국 단위에서 4%포인트 앞서고 있지만, 미 정치권에서 이를 당락을 가늠하는 지표로 보지 않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메인과 네브래스카를 제외한 48주와 워싱턴DC가 ‘승자 독식’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한 표라도 더 얻은 후보가 할당된 선거인단 전체를 차지하는 방식이다. 이런 규칙 때문에 양당의 전통적 강세 지역이 정해진 상황에서 경합주 여섯~일곱 곳의 표심이 미 대선의 결과를 좌우해 왔다. 경합주에서 패하면 그 주의 선거인단 전체를 빼앗기기 때문에 선거 때마다 후보들은 자신의 지역구보다도 경합주 유권자들의 표심을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었다.

어디가 경합주인지는 선거마다 조금씩 달라진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가 맞붙었던 2020년 대선에선 북부 러스트벨트(제조업 쇠락 지역)의 미시간·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주와 함께 선벨트(일조량이 많은 남부 지역)로 불리는 조지아·네바다·애리조나·노스캐롤라이나주 등 일곱 곳이 3%포인트 이내 득표율 차이로 승부가 갈렸다. 당시 노스캐롤라이나를 제외한 여섯 주에서 바이든이 승리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해리스와 트럼프가 같은 일곱 주에서 1%포인트 내외 지지율 차이로 경쟁하고 있다.

선거인단 30명인 플로리다주는 그간 양당의 지지세가 박빙인 대표적 경합주로 꼽혔지만 이번 대선에선 트럼프가 오차범위 밖에서 해리스에게 앞서고 있다. 2016년 대선에선 득표율 차이가 3%포인트 이내였던 여덟 개 격전지 중 트럼프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이 각각 네 곳씩 가져갔는데 결국 트럼프가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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