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연습이 실시된 지난달 19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그레이 이글 공격용 드론이 이륙하고 있는 모습. 지난달 UFS 연습은 북한의 GPS 교란 및 사이버 공격, 지상·해상·공중에서의 위협과 핵 공격 상황을 가정해 정부의 북핵 대응 훈련이 처음으로 실시됐다. /뉴시스

한미가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전후로 북한이 7차 핵실험 및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등 중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 한미 외교 당국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 및 대응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4일 워싱턴DC 미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제5차 한미 외교·국방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고위급 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날 EDSCG 고위급 회의에는 한국 측에서 김 차관과 국방부 조창래 국방정책실장이, 미국 측에서는 보니 젠킨슨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차관과 카라 아베크롬비 국방부 정책부차관 대행이 참석했다. EDSCG 회의는 2016년 처음 열렸으며, 한미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2022년 3차 회의부터 연례화에 합의했다.

김 차관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 증진을 멈추지 않고 있고, 최근에는 GPS(위성항법시스템) 교란이나 오물풍선 살포 등으로 지속적으로 도발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미 대선을 전후로 중대한 도발을 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양국의 평가”라고 했다. 이어 “이와 관련해 (오늘 회의에서는 북한의) 여러 가능한 도발(양상)과 대응에 대해 협의했다”고 했다.

김 차관은 “북핵에 대응하는 가장 최적의 방안은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워싱턴 선언을 통해 발족한 한미 핵협의그룹(NCG)과 EDSCG를 통해서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를 포함한 핵무장은 한국 정부의 입장이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이날 오후 로버트 켑키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는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관계 콘퍼런스’ 기조 연설에서 “북한과의 대화의 문은 여전히 열려 있다”며 “미국은 여전히 외교에 헌신하고 있으며, 전제조건없는 대화에 기꺼이 관여하려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만약 북한이 관여(대화)를 거부하고 계속 도발을 한다면 미국은 우리 자신과 우리의 동맹들을 지키기 위한 조처들을 취할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지역의 친구들과 동맹국들에 대한 공약을 굳건히 지키겠다”고 했다. 북한의 도발에 한미일 등 역내 국가들의 대응을 통해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캡키 부차관보는 북러 군사 밀착에 대해선 북한 김정은이 방러한 작년 9월 이후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컨테이너 1만6500개 이상 분량의 탄약과 탄약 관련 물자를 조달받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러시아는 작년 12월 이후 북한산 미사일 65발을 우크라이나를 향해 발사한 것으로 미 당국이 파악하고 있다고도 했다. 북한은 러시아를 지원하는 대가로 전투기, 지대공 미사일, 장갑차, 탄도미사일 생산장비 및 원료, 첨단 기술 등을 러시아로부터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