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의 여제(女帝)라 불리는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가 10일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위프트는 이날 해리스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TV 토론 직후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권리와 대의를 위해 싸우는 전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스위프트는 4년 전인 2020년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 바 있다. 당시에도 스위프트는 미국에서 보수를 가장 많이 받는 뮤지션으로 꼽힐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이후 2023년 여섯 번째 콘서트 투어인 ‘에라스 투어’를 통해 10억달러(약 1조3300억원)의 수익을 거뒀고, 지난해엔 순자산이 11억달러(약 1조5000억원)를 넘기며 억만장자 클럽에 가입했다.
스위프트의 공연이 열리는 도시마다 경제 특수를 누린다는 ‘테일러노믹스(Taylornomics)’란 신조어가 있을 정도로 그의 경제·문화 영향력은 이제 막강하다. 스위프트가 올해 해리스를 지지할 것인지를 놓고 정가에서 뜨거운 관심을 보였던 이유다.
스위프트는 이날 “유권자로서 이번 선거에서 누구를 찍을 것인지 투명하게 밝혀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나는 해리스와 월즈(부통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했다. 스위프트는 인스타그램에 고양이를 안은 사진을 올리면서 스스로를 ‘아이 없는 고양이 아가씨’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 J D 밴스 상원 의원이 자녀가 없는 여성은 비참하다며 사용해 비난받았던 표현을 비튼 것이다. 폴리티코는 스위프트의 지지 선언에 대해 “해리스가 오늘 밤 토론에서 선전한 것보다 더 큰 승리를 얻었다”고 했다. 트럼프는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11일 오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나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팬이 아니다. 그는 진보적인 사람이며 항상 민주당을 지지해온 것으로 보인다”며 “아마도 시장에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