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현지 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현지 주민들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방영되는 대선 후보 TV 토론을 지켜보고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토론에서 경제·이민·낙태 정책 등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AP 연합뉴스

스스로의 정치적 견해를 진보적이라고 평가하는 미국의 젊은 여성들이 지난 20여년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적인 견해를 가진 이들이 더 응집력 있는 정치 집단이 되면 강력한 정치 세력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여론조사 업체 갤럽은 12일(현지 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젊은 여성들의 좌경화 확장 탐구’라는 제목의 글에서 54개 과거 갤럽 조사를 분석한 결과 “최근 몇 년 동안 정치적으로 자유주의적이라고 밝히는 젊은 여성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갤럽은 시기를 세 구간으로 구분했다. 이라크 전쟁과 9·11 테러 여파가 지배적이었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재임 즈음(2001~2007),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기(2008~2016),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 재임 기간(2017~2024) 등이다.

2001~2007년에는 18~29세 여성의 평균 28%가, 2008~2016년에는 32%의 여성이 스스로를 진보적이라고 평가했다. 2017~2024년에는 젊은 여성의 평균 40%가 진보적이라고 답했다. 이는 동기간 같은 세대 남자들보다 각각 3%포인트, 5%포인트, 15%포인트 높은 것이다. 갤럽은 “젊은 여성들의 진보적 정체성이 다른 그룹과는 달리 급증하면서 특히 젊은 남성과의 격차가 더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번 조사는 낙태, 환경, 총기, 인종 등과 관련한 견해를 토대로 이뤄졌다. 갤럽 관계자는 AP 통신에 “젊은 여성들은 이들 사안에 매우 단합돼 있다”면서 “그들은 이같이 견해를 갖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국가에 불만을 품고 있으며 우려하고 있기도 하다”고 진단했다. 갤럽 관계자는 “이러한 견해를 가진 여성들이 압도적 다수”라면서 “이들이 이러한 현안을 놓고 적극적으로 투표할 태세”라고 했다.

갤럽은 그러면서 “젊은 여성들의 진보적 정체성이 강화되면 올해 선거에서 젊은 여성들이 강력한 정치 세력이 될 수 있다”면서 “18~29세 여성 유권자들은 오는 11월 미 대통령 선거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중요한 표밭이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시할 수 없는 표밭이 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