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카 르윈스키. /로이터 뉴스1

“이런 날이 오게 될 줄은 나도 몰랐고, 사람들도 몰랐을 것이다. 내가 드러지 리포트(Drudge Report)에 찬사를 보내게 되다니.”

미국 백악관 인턴으로 근무하던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과의 스캔들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모니카 르윈스키(51)가 11일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한 장 올리며 이렇게 썼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고양이와 오리에 둘러싸여 있고, 그 아래에는 ‘The End’(종말)라고 쓰여 있는 사진이다. 온라인 가십 잡지 드러지 리포트가 10일 열린 대선 TV토론 직후 보도한 것으로, “이민자들이 반려 동물을 잡아먹고 있다”는 트럼프의 토론 중 발언을 비꼰 것이다. 이 매체는 “그날 밤 트럼프는 모든 걸 잃었다”고 했다.

드러지 리포트가 대선 후보 TV토론 이후 보도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 /드러지 리포트

드러지 리포트는 워싱턴 정가의 가십을 주로 다루던 프리랜서 언론인 매트 드러지가 1995년 시작한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다. 언론·산업계 인맥을 활용해 때론 주류 언론보다 빠른 소식을 전했는데, 뉴스를 이메일로 발송하는 뉴스레터로 당시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1998년에는 클린턴과 르윈스키의 스캔들을 최초로 보도해 신드롬을 일으켰다. 먼저 소식을 입수한 뉴스위크가 머뭇거리는 사이 ‘세기의 특종’을 터뜨린 덕분에 드러지 리포트의 트래픽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민주당 지지자인 르윈스키는 개인적 악연에도 불구하고 드러지 리포트가 트럼프의 황당 발언을 비판하자 이를 공유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의회 전문 매체 더힐은 “르윈스키가 아직까지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공개 지지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클린턴과의 스캔들 이후 두문불출했던 르윈스키는 2014년부터 다시 대중 앞에 모습을 보이며 사이버 폭력 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과 모니카 르윈스키의 스캔들을 보도한 드러지 리포트의 특종 기사. /드러지 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