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노린 암살 시도는 비밀경호국(SS) 요원의 선제 대응으로 막을 수 있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앞서 지난 7월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 버틀러에서 야외 유세 도중 총격을 당해 부상당했을 때는 ‘경호 실패’가 도마에 올랐었는데, 이번엔 SS가 암살 시도를 극적으로 막은 것이다.
플로리다주 수사 당국에 따르면 이날 사건은 웨스트팜비치의 트럼프 소유 골프장인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발생했다. 당시 트럼프는 골프를 치던 중이었다. 트럼프가 골프를 치는 동안 골프장은 부분적으로 폐쇄된 상태였다. 트럼프가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던 만큼 앞뒤 홀을 여유롭게 비워놨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트럼프가 5홀에서 게임을 마치고 6번홀로 이동하던 도중 SS 요원들이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SS 요원들은 트럼프보다 몇 홀 앞서 있었는데 골프장 울타리 사이 덤불에서 소총 총신을 발견한 것이다.
실제 이날 용의자는 AK-47 유형의 소총을 들고 있었다. 용의자는 트럼프가 있던 위치에서 300∼500야드(274∼457m)가량 떨어진 곳에 있었다고 SS 관계자는 밝혔다.
SS 요원은 즉시 총을 지니고 있던 용의자를 향해 총격을 가했다. 총격을 피한 용의자는 지니고 있던 소총을 떨어뜨리고 울타리 덤불 사이에서 뛰어나와 검은색 닛산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타고 달아났다고 한다. 목격자는 도주하는 용의자의 차량 뒤편에서 번호판이 식별되는 사진을 찍어 보안관실에 제공해 용의자 검거를 도왔다고 수사 당국은 밝혔다.
만약 SS요원이 이 총구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트럼프가 용의자에게 더 가까이 접근했을 때 총격이 격발됐을 가능성이 있다. 미 언론들은 “그야말로 급박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이후 수사 당국은 인근 고속도로를 폐쇄한 뒤 수색을 벌인 끝에 닛산 차량을 발견해 용의자를 체포했다. 용의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수사 당국의 제지에도 어떤 발언도 하지 않았다.
지난 7월 1차 암살 시도가 트럼프 지지 표심을 뭉치게 한 것처럼 이번 사건도 유권자 표심(票心)에 큰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트럼프는 7월 총격을 당한 이후에도 곧바로 일어나 ‘파이트(Fight, 싸우자)’라고 외쳐 지지층의 큰 호응을 끌었었다. 트럼프가 다시 한 번 암살 위험에 처했다는 사실은 지지층을 더욱 결집시킬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무당층 또한 트럼프에게 쏠릴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한편 트럼프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인 J D 밴스 연방상원의원은 이날 ‘2차 암살 시도’ 사건이 보도되기 전에 트럼프와 통화했다고 밝혔다. 밴스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사해 기쁘다”며 “놀랍게도 그는 기분이 좋은 상태였다”라고 했다. 이어 “(트럼프는 아직 이번 사건의) 많은 부분을 알지 못하지만, 나는 오늘밤 감사의 기도를 하면서 아이들을 꼭 안아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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